버스는 아무것도 모른다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바퀴는
 갔던 곳으로만 가는 습관이 있는 듯
 중국 사람들이 몰려왔다 몰려갔다
 연약한 사람은 창가 쪽으로 옮겨 가
 차가워진 바람을 매만지거나
 자세를 바꿔 앉았다
 꽃이 오고 꽃이 떠날 때까지
 꽃은 우리를 보고 있었다
 어떤 자세로도 다 알 수는 없지만
 간헐적으로 떠오르는 쓸모없는 예감과
 날카로운 햇빛은 토성에서
 오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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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 詩]토성에서 오는 것/이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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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읽고 문득 '토성'이 궁금해서 이리저리 검색해 보았다. 갈릴레이가 처음으로 그 고리를 관측했고, 태양계에서 여섯 번째 자리에 있으며, 태양계 행성들 중 두 번째로 크지만 밀도는 가장 낮은 행성―어느 정도로 밀도가 낮은가 하면 물 위에 뜰 정도란다. 세상에나. 그런데 이런 게 이 시랑 무슨 상관이 있지? 모르겠다. 다만 "창가 쪽으로 옮겨 가" "어떤 자세로도 다 알 수는 없지만" 내게 돌연 다가온 "쓸모없는 예감"과 "햇빛"이 어쩌면 저 먼 우주 어딘가에서 송신된 것이라 믿어 보련다. 그곳엔 바다 위에 모래성이 아무 이유 없이 둥실 떠 있을 것 같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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