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크레인 간 충돌로 인명 피해 발생
-대우조선, 올해 잇따른 '고의훼손' 발견돼 비상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올해 수주회복 조짐이 보였던 국내 조선업계에 잇따른 안타까운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자칫 또 다른 악재가 되지 않을지 촉각을 세우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 측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충돌의 원인은 신호수와 크레인 운전수 간에 신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 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골리앗 크레인 주행 범위 내에 타워크레인이 있었다"면서 "두 크레인 모두 움직일 수 있게 돼 있고 골리앗 크레인이 주행할 땐 타워크레인이 들고 있던 붐대(지지대)를 밑으로 내려서 골리앗 크레인이 지나가도록 돼있는데 신호체계가 잘못돼 붐대를 내리지 않아 충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골리앗 크레인에는 6명, 타워크레인에는 3명의 신호수가 있었다. 운전수는 골리앗 크레인에 2명, 타워크레인에 1명이 근무한다. 골리앗 크레인 근무자 1명은 주운전수이며, 나머지 1명은 보조운전수로 주운전수가 자리를 비울 때 운전을 대신한다. 자세한 사고 원인은 경찰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며, 현재 이들 모두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 규모는 현재 사망 6명, 중상 2명, 경상 23명이다. 경상자 중 14명은 치료 후 귀가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바로 옆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에서는 최근 건조 중인 선박들이 '고의 훼손'으로 보이는 사고를 당했다. 올해만 벌써 두번째다.
대우조선해양 및 업계에 따르면 단기적 법정관리인 'P플랜' 가능성이 커졌던 지난달 첫째주 거제에서 작업 중이던 호위함 7049호선에서 케이블과 각종 측정게이지 등의 장비가 훼손된 채 발견됐다. 이 호위함은 태국 해군으로부터 수주한 것이다. 훼손 사실을 발견한 이후 노사는 합동으로 점검을 실시했다. 사측 관계자는 "절단 부위나 훼손 부위를 볼 때 작업을 하는 도중 일어날 수 있는 정도의 손상이 아니라 절단면이 매끄러운 등 고의로 훼손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증거는 없지만 내부 관계자가 훼손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작업 현장은 외부 접근이 차단돼 내부 직원이 아니고서는 들어갈 수가 없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관계자는 "다른 선박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군에 인도하는 특수선의 경우 작업장 내 보안이 극도로 엄격하다"면서 "이미 등록된 해당 작업자 외에는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부 관계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초에도 '고의 훼손'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거제에서 발생해 내부적으로 시끄러워졌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자칫 이 사안이 수주에 악영향을 미칠까 조심스럽다"면서 "사고 이후 안전관리(HSE) 부서 400여명의 인원들이 더욱 순찰을 강화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조선소 내 '고의훼손'이 있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만약 '고의훼손'이 사실이라면 그건 분명한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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