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요우커 수 감소로 면세 매출 타격…구매수량 제한 풀어도 소용없어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고성장하던 한국산 화장품(K-뷰티)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뒷걸음질 했다. 외형은 소폭 확대됐지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 정부의 보복이 노골적으로 진행된 탓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비 5.5% 성장한 1조8554억 원, 영업이익은 9.7% 감소한 3785억원을 기록했다. 브랜드별로 보면, 이니스프리의 경우 전년비 6% 성장한 국내 매출 1984억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11% 감소한 463억원으로 집계됐다. 에뛰드는 작년 수준에서 0% 성장한 매출 813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비 29% 감소한 88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브랜드 및 채널 정비를 위한 투자 확대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은 아모레퍼시픽그룹 내부에서도 이미 예측했다. 배동현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는 지난달 17일 열린 제 11기 아모레퍼시픽그룹 정기주주총회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 사업부문에 대한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배 대표는 3월15일 이후 면세점 고객 수 감소를 우려하면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도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중국통'으로 알려진 박승호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며 대응책 마련에 동분서주했다. 중국 전문가를 사외 이사로 선임한 것은 지금까지 유례가 없었다.
업계에선 이달 28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LG생활건강도 비슷할 것으로 예측했다. 강수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1분기 면세 매출 성장률은 전년비 각각 2.0% 역신장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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