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前 대통령 구속…法 "주요혐의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 있어"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끝내 구속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전직 국가원수가 구속되는 불행한 역사를 남기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 제도를 통해 구속된 첫 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까지 떠안았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건 지난해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고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지 5개월여 만이고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뒤로는 21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31일 오전 3시3분께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의 청구를 받아들여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 판사는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오전 10시20분께 법원에 도착해 약 8시간40분 동안 심문을 받았다. 이어 법원의 결정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10층 임시 유치시설에서 약 7시간30분 동안 영장이 발부되기 전까지 대기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영장 발부와 동시에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검찰은 앞서 지난 27일 닷새 가량의 고민 끝에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혐의(13개 범죄사실)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해 '특수본 1기'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한 거의 모든 혐의를 구속영장 청구서에 범죄사실로 적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뇌물수수 공모 혐의,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대한 강제모금 공모 혐의, 문화ㆍ예술계 블랙리스트 공모 혐의 등을 망라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중대한 점,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점, 공모 혐의자 13명 중 10명과 뇌물공여 혐의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명이 구속돼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지 않으면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하는 점 등을 이유로 들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특히 "그동안 다수의 증거가 수집됐지만 박 전 대통령이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는 등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상존한다"고 강조했다. 사태가 불거진 직후부터 지금까지 내내 혐의를 부인하고 대면조사와 압수수색을 거부한 태도가 부메랑이 된 셈이다.
헌법재판소 또한 파면 결정문에서 이런 태도를 지적한 뒤 "박 전 대통령에게서 헌법 수호 의지를 확인할 수 없다"며 파면의 근거 중 하나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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