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브라질, '썩은 고기' 파동에 또 침체 악몽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썩은고기' 파동이 브라질을 집어삼킬 태세다. 브라질산 육류·가금류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국가가 늘며 경제가 위협받는데다 이번 파문이 정치권 부패 문제로까지 확산하고 있어서다.
23일(현지시간) CNN은 이번 썩은고기 사태가 다른 부패 스캔들이나 정치적 위기, 원자재 가격 하락보다 브라질에 역사상 가장 긴 후퇴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질 정부는 이번 파문으로 지난해 수출액의 10%에 해당하는 최소 15억달러의 육류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 육류 수출국인 브라질은 지난해 126억달러 규모의 육류를 수출했다. 브라질 수출 단일품목 중 가장 큰 규모다.
현재까지 유럽연합(EU)과 중국, 멕시코, 칠레, 일본, 홍콩 등이 브라질 육류 및 가금류 수입을 중단했다. 브라질산 고기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하는 국가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육류와 가금류 수출이 급감하면서 브라질의 일평균 수출액은 6300만달러에서 7만4000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 때문에 올해 사상최고의 무역수지 흑자 달성을 할 것이란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브라질의 지난해 무역수지는 476억9000만달러 흑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5년 무역흑자와 비교하면 142.3%나 뛴 것이다. 썩은고기 파동이 있기 전인 올해 1월 무역흑자는 27억2400만 달러였다.
이 같은 긍정적인 경제지표에 브라질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예상치 못한 썩은 고기 스캔들은 브라질 경제를 뿌리채 흔들어 놓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현재까지 3개 공장을 폐쇄하고 21개 육류가공 공장에 대한 수출 면허를 취소시켰다. 또 육가공업체에서 뇌물을 받은 위생검역 담당 공무원 30여명을 해고했다.
하지만 농축산물 검역 시설 가운데 최소 19곳이 특정 정당에 장악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육류 최대 수출국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육가공업체가 제공한 뇌물이 주요 정당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포착돼 사태 진정은 커녕 수사가 확대되며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브라질산 고기에 대한 우려를 식히기 위해 브라질 주재 외국 대사들을 초청해 함께 스테이크를 먹는 등 백방의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전 세계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다.
리서치그룹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신흥국 이코노미스트는 "확산하고 있는 이번 스캔들이 브라질 경제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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