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곳간 채워가는 신흥국…자본유출 차단 총력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신흥국들이 앞 다퉈 외환 곳간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정치 리스크를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 몰아닥칠 수 있는 역풍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30개국 중 3분의 2에서 작년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국가별로 체코와 베트남, 이스라엘의 외환보유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390억달러로 130억달러가 늘어 4년여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집트와 나이지리아, 태국 역시 수개월째 외환보유액이 크게 늘고 있다.
위기시 비상식량 역할을 하는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것은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신호다.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빚을 갚고 자본유출에 대응한다. 지난 1월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 아래로 떨어졌을 때 전 세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냈던 것도 이런 이유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월에는 3조51억달러로 한달만에 다시 반등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자본통제 조치에 의한 것이다. 중국 당국은 최근 기업과 개인들의 외환거래 관리감독을 강화해 나가는 추세다.
마 샤오핑 HSBC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자본유출 채널들이 닫혔다고 보면 된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반등은 놀라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늘어나는 외환보유액은 글로벌 무역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음을 반영하며 이는 정치ㆍ경제적 불안이 발생할 경우 세계 경제의 취약성을 키우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과 같은 무역 적자국은 신흥국들이 막대한 외환보유액으로 환율개입을 단행해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할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에 따른 강달러 가능성 역시 신흥국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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