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 "美는 이미 약해졌다 주저 없이 도전하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뉴욕 출장 비행기서 띄우는 편지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미국은 이미 약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당연하다 여겼던 몇 가지 명제들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많은 고민을 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국가, 이곳으로 향하는 도중 느끼는 비행공포, 그룹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 각종 불안심리를 떨쳐내기 위한 자기최면이었을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1일(현지시간) 뉴욕행 비행기에서 임직원에 전하는 서신을 통해 미국의 '강함'을 부정했다.
박 회장은 "트럼프 당선 이후 세계는 전례없던 보호무역주의와 미국발 민족 자본주의의 징후를 목도하고 있다"며 "최대 강국 미국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은 지극히 우려스럽고 미국 자체에도 많은 비용을 유발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 국가가 개방성과 포용성을 버리고 폐쇄성과 배타성으로 나아갈 때 로마제국도 베네치안도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만다는 게 엄정한 교훈"이라며 "최대 강자인 미국은 더욱 더 개방성과 포용성을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국내 1위 금융투자회사로 거듭난 미래에셋금융그룹 직원들에 자신감을 심어 주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미국이라는 막연한 공포에서 벗어나 초대형 투자은행(IB)을 넘어 글로벌 IB와 당당히 경쟁하라는 주문이다. 박 회장은 "어차피 미국 비행기엔 스튜어디스들이 할머니 스타일이니 잠시 눈을 감겠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 미래에셋이 추진할 핵심 투자계획과 미래 경영 청사진도 전달했다. 앞으로 한국을 오고싶은 나라가 되도록 환경과 관광 인프라에 적극 투자해 연 5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사회 단체가 이해한다면 태양광과 풍력에너지를 포함해 스마트팜에도 대규모 투자를 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업과 적극 소통하고 인수합병(M&A)에도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운용사의 대체투자인력을 각국에 파견해 보다 안정적이고 창의성 있는 글로벌 펀드을 통해 고객들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며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회사를 분사해 올해 운용규모를 15조원에서 20조원으로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직원에 대한 포상과 동기부여 방안도 피력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각지에 미래에셋 브랜드를 가진 회사들을 세워 인재들이 꿈을 펼치게 하겠다는 것. 또 지친 영업사원들에겐 본사와 인사교류를 통해 재충전의 기회를 주겠다고도 언급했다.
박 회장은 "올해는 창업 20주년이 되는 해"라며 "스무살의 청년 미래에셋은 건강한 체력(재무상태)을 바탕으로 주저없이 미래를 위해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회장은 로스엔젤레스, 미네소타, 뉴욕 등을 거쳐 브라질과 유럽 등 무려 6개월 동안의 세계 각지를 누비는 출장 강행군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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