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요정보 공시 전 거래정지 검토…공시제도 전면 개편 추진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한국거래소가 주가 급변동을 야기할 수 있는 기업의 중요 정보 공시 전에 미리 주식 거래를 정지시키는 방안을 검토한다.
사전에 정보를 파악한 투자자들과 그렇지 못한 투자자들 간 정보 비대칭을 완화하려는 목적이다. 또 기존 공시 제도가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적합한 지를 따져 전반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거래소는 외부기관에 ‘수시공시 규제 체계 개선방안’ 연구를 6개월 일정으로 의뢰키로 했으며, 세부과제 중 하나로 매매거래정지 등 거래소의 적극적인 시장관리 방안을 마련한다고 21일 밝혔다.
지금은 주권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거나 공익과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거래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 매매거래정지를 한다. 거래소는 이보다 더 적극적으로 시장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요 공시사항이 발생하면 공시를 하기 전에 거래를 정지시켜 정보가 충분히 알려진 후에 거래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중요 정보를 미리 아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면서 “공시가 나오면 이미 늦으므로 그 전에 장중에라도 거래를 일단 정지시키는 방안을 활용할 수 있을지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에서는 공시 전 거래정지 제도를 시행하는 곳들이 있다”면서 “주가 급변동 가능성을 감안해 기업이 직접 요청하거나 거래소가 파악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시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공시 의무와 비율기준 등 중요 정보 판단기준을 백지 상태에서 재검토한다. 현행 수시공시 항목은 유가증권시장 53개, 코스닥시장 32개로 열거돼 있으며, 발생한 내용의 금액이 매출액·자기자본·자산총액 대비 5%(유가증권), 10%(코스닥) 이상이면 공시 의무가 부여된다.
투자자들에게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적에 비춰 이같은 기준이 적절한지를 다시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부터 시행한 ‘포괄주의 공시 제도’를 안착시키기 위한 취지도 담겨 있다. 열거된 공시 항목 외에 중요 정보도 기업의 자율적 판단으로 공시토록 하는 제도인데 지난해 118건에 그칠 정도로 미미한 실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존 열거된 공시 항목들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보라고 볼 수 있는지, 열거주의와 포괄주의를 어떻게 병행해 가야 하는지 등을 연구해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그다지 중요치 않은 정보들이 과도하게 공시되고 정작 중요한 정보는 빠지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열거된 항목 수를 대폭 줄여서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
거래소는 또 포괄주의 공시를 불성실하게 했을 때 합리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안과 함께 해외 거래소의 운영 실태 등을 중점 점검해 연내 종합적인 공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