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벌수록 육아비 증가, 부담감도 더 커
월 평균 가구 소득 높을수록…"남들 다 하니까"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태어난 지 50일이 된 딸이 있는 직장인 김유영(가명·34·여)씨는 산후조리원에 있었던 시절, 동기들과 육아 이야기를 할 때마다 위화감을 느꼈다. 그들은 조리원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국내 브랜드 유기농 분유(약 400g당 1만원) 말고 자신들이 직접 사온 독일산 분유(약 100g당 1만원)를 아이에게 먹여 달라고 요청하는가 하면 유모차부터 카시트, 아기띠까지 수백만원에 달하는 제품도 마다하지 않고 구매했다. 김씨는 "시누이가 있어서 대부분 용품들을 물려받았는데 해외 직접구매(직구)를 해서라도 아이들에게 비싼 육아용품을 사주는 엄마들을 보고 내가 아이에게 너무 못해주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월 평균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절대적인 육아비용은 더 증가하고 부담감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와 육아정책연구소는 예비 엄마와 9살 이하 자녀를 둔 어머니 등 1202명을 대상으로 '2016년 육아문화 인식 조사(육아문화 개선방안 연구)'를 실시해 14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육아소비 지출액 및 항목, 육아문화 인식, 양육 가치관 등 설문조사와 심층면담을 실시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육아비용 지출은 평균 107만2000원이었다. 소득별로 세분화해서 살펴보면 소득이 높아질수록 육아에 쓰는 절대 비용이 늘었다. 월 소득이 250만원 미만일 경우 평균 육아비용은 65만8000원이지만 월 소득 550만원 이상일 때 평균적으로 152만2000원을 쓴다고 답했다. 월 소득 250~400만원의 경우 평균 93만원, 400~550만원 집단은 평균 117만원가량을 육아비용으로 사용했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마음은 모두 마찬가지지만 고소득층일수록 자녀 교육에 관심이 높고 비용 투자를 아끼지 않아 사교육이나 의류 관련 지출이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소득 가구일수록 육아비용을 과도하게 쓰고 있다고 대답했다. '우리 집의 경우 육아비용 지출에 과소비적 측면이 있다'라 질문에 가구 소득 250만원 미만인 집단은 '그렇다'가 36.3%에 불과했지만 550만원 이상은 절반(51.7%) 넘게 그렇다고 답했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는 "고소득층의 경우 맞벌이가 많고 일하는 시간 동안 아이를 맡겨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면서 "안 하면 안 되는, 남들이 하니까 다 해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기업체의 마케팅이 부모들이 돈을 쓰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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