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치 위반 옥살이 원혜영 40년만에 누명 벗어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유신 시절 '긴급조치 9호'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0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서울고법 형사5부(윤준 부장판사)는 긴급조치 9호 위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던 원 의원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위헌ㆍ무효인 긴급조치 9호를 적용해 공소가 제기된 부분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효력을 잃은 옛 집시법 조항들을 적용해 기소된 부분은 모두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 의원은 1975년 11월 긴급조치 9호 선포에 반대하는 집회나 시위를 했다는 이유 등으로 기소돼 이듬해 2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1년6개월을 선고 받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선포한 긴급조치 9호는 유신에 반대하는 모든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영장 없이 체포할 수도 있도록 했다. 2심은 형량을 다소 줄여 징역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고 이는 1976년 확정됐다.
원 의원은 긴급조치 9호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해 위헌ㆍ무효라는 2013년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재심을 신청했고 서울고법은 2014년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심 과정에서는 '누구든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집회 또는 시위를 해선 안 된다'는 등의 옛 집시법 조항들도 문제가 됐다.
재심 재판부는 이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했고 헌법재판소는 해당 조항들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이들 조항은 1989년 집시법 개정으로 이미 삭제됐으나 헌재의 결정에 따라 이들 조항을 근거로 처벌받은 사람들도 누명을 벗게 됐다.
같은 이유로 원 의원과 함께 재심을 신청한 박인배 전 세종문화회관 사장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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