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누리 인턴기자] 필리핀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이 총격을 입고 피살된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사건이 발생한지 37일 만에 검거됐다.
박씨는 국내에서 150억원대 투자사기 혐의로 고발돼 수사를 받던 중 필리핀으로 도주한 피해자 A씨, B씨, C씨를 지인을 통해 소개받아 함께 생활했다. 2010년 필리핀으로 건너간 박 씨는 현지에서 정킷방(해외 불법 카지노)운영, 환전업, 중고차 매매업, 소규모 건설업 등을 해왔다.
경찰은 사건 발생 전날인 지난달 10일 오후 9시께 박씨가 피해자들과 함께 나가는 등 피해자들의 최후 행적까지 함께 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어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 뒤인 지난달 13일 피해자들이 앙헬레스에 위치한 카지노에 예치한 투자금 7억원을 박씨가 인출해 마닐라로 도주, 자신의 차량을 처분한 사실을 확인하고 박 씨를 유력한 피의자로 특정했다.
한국인 관련 사건을 담당하는 현지 파견 경찰인 앙헬레스 지역 코리안데스크 담당관(경감 이지훈)은 지난 10일 현지인 정보원으로부터 제보를 받고 앙헬레스에서 북쪽으로 3시간 거리에 있는 팡가시난의 한 리조트를 현지 이민청 직원들과 급습했지만 박씨는 이미 나흘 전 퇴실한 상태였다.
경찰은 이튿날 박씨 주변인의 페이스북에서 팡가시난에서 다시 북쪽으로 4시간가량 떨어진 바기오의 한 리조트에 박씨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급습했지만, 박씨는 그곳을 뜬 상태였다.
경찰은 피의자의 동선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원을 그리듯이 움직이며 도피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필리핀 최북단에 있는 유명 리조트를 중심으로 피의자의 다음 은신처를 예상하고 잠복한 끝에 17일 마닐라 파라냐케의 한 콘도에서 박씨를 검거했다.
최누리 인턴기자 asdwezx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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