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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까지 삼킨 '최순실 블랙홀'

최종수정 2016.11.04 07:48 기사입력 2016.10.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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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대국민사과 다음날, 코스피 2000선 위협
외인들 하루동안 829억어치 매도
정치적 리스크에 국내 투자 발빼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시국선언에 탄핵까지 거론되며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블랙홀'이 주식시장까지 빨아들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을 일부 인정하는 대국민사과를 한 다음날인 26일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위협할 정도로 휘청거렸다.

26일 코스피는 23.28포인트(1.14%) 내린 2013.89로 마감했다. 장 중반 외국인 현ㆍ선물 매도가 거세지며 2000선 초반까지 밀리다가 막판 개인과 기관의 저가 매수세로 2010선을 겨우 회복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이 각각 574억원, 301억원을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82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도 635.51로 마감되며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7일 오전 코스피는 장 초반 202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이내 강보합 수준으로 밀리는 좀체 약세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가 급락과 미국 증시 하락이라는 악재가 있었지만 국내 증시가 예상보다 큰 낙폭을 보인데 대해 국내 정치적 리스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증시 부진에 '최순실 게이트'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더해지면서 낙폭을 키운 것 같다"면서 "다가오는 미국 금리인상과 이탈리아 국민투표 등은 이미 예견된 리스크이지만 새로운 이슈가 부각되면서 외인들의 투자심리에 부담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외국인은 선물 1만2864계약을 순매도하면서 2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나중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은 시장이 가장 회피하고 싶은 변수"라면서 "어제 하루 외인 선물매도가 2조원에 달한 것은 외인 투자심리가 위축되기 시작한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증시까지 삼킨 '최순실 블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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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前대통령 탄핵 땐 2.42% 하락
'최규선 게이트' 때도 3.58% 급락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에도 증시가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다. 당시 야당 의원들의 투표로 탄핵소추안이 기습적으로 가결된 2004년 3월1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2%(21.13 포인트) 하락한 848.8을 기록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 '최규선 게이트'가 터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김 전 대통령이 3남 홍걸씨가 연루된 이 사건과 관련, 대국민사과를 한 다음 거래일인 2002년 4월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58%(31.14포인트)나 하락했다.

올초 브라질에서도 정치적 이슈로 증시가 춤을 추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3월 정부회계 부실 처리 등 의혹을 받고 있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커지면서 브라질 증시는 7년 만에 최대치로 뛰었다. 이후 탄핵절차 진행 중 탄핵이 중단될 우려가 생기자 증시가 3% 이상 폭락했다가 다시 진행되면서 낙폭을 회복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최순실 게이트'가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이 가장 불안정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끝을 알 수 있다면 더 이상 악재가 아니다"라면서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끝을 알 수 없는 악재'가 터진 상황에서 외인들이 정치적 리스크를 안고 굳이 국내주식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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