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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 뺏은 '괜찮은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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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불황의 그림자가 고용 통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초단기 근로자가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가 하면 4년제 대학 이상을 졸업한 실업자 규모는 3분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 30만명대를 돌파했다.

17일 통계청의 '취업시간별 취업자' 통계에 따르면 일주일 근로시간이 1∼17시간인 초단기 근로자는 올해 3분기 기준 134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9만1000명 늘었다.
하루 2∼3시간 일하거나 일주일에 서너 차례 근무하는 이런 초단기 근로자 규모는 규모는 154만명을 기록한 2011년 3분기 이후 가장 많았다.

전체 취업자가 증가하면서 초단기 근로 형태도 점차 확산되는 추세지만, 초단기 근로자의 증가 속도는 특히 빠른 모습이다. 올 3분기 전체 취업자가 1.2% 증가하는 동안 초단기 근로자 수는 7.2% 뛰었다. 초단기 근로자는 지난해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늘어나면서 119만9000명에서 1년여 만에 130만명을 돌파했다.

초단기 근로자가 늘어나는 것은 정부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장려한 결과라는 풀이다. 시간선택제는 주로 경력단절 여성을 고용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편이다.
그러나 비자발적으로 초단기 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몰리게 된 경우도 있다. 불경기로 경영난에 허덕이던 기업들이 비용 부담이 큰 상용직 대신 필요한 인력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아르바이트생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경향 탓이다.

불황은 초단기 일자리를 늘리면서 동시에 대졸 이상 고학력자들이 원하는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는 앗아갔다. 이에 따라 실업자 3명 중 1명이 4년제 대학 이상을 졸업한 고학력자인 상황이다.

통계청이 밝힌 올해 3분기 기준 실업자는 모두 98만5000명이다. 여기서 32%인 31만5000명이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로 나타났다.

3분기 기준 대졸 실업자 규모는 1999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3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실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역대 최대였다.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1999년 3분기 전체 실업자는 133만2000명에 달했지만 4년제 대학 졸업자는 12.1%인 16만1000명에 불과했다. 이후 대졸 실업자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2005년 15.3%였던 실업자 중 대졸자 비중은 2006년 19.9%로 급상승한 뒤 2008년 20.5%로 20%대에 올라섰다. 이어 2010년 23.3%, 2012년 26.8%, 2013년 28.6%, 지난해 28.8%에 이어 올해는 30%를 돌파했다.

전문대 졸업자를 포함할 경우 3분기 전체 실업자(98만5000명) 중 대졸자(43만8000명)의 비중은 44.5%에 달했다.

우리나라 전반의 학력 수준이 높아지면서 실업자와 취업자에서 대졸자가 차지하는 비중 모두 추세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너도 나도 대졸자이지만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는 그만큼 늘지 않아 일자리 '미스매치'가 발생하면서 대졸 실업자 수는 물론 전체 실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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