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글로벌 철도환경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전통 강호인 일본과 신흥 강호인 중국이라는 두 철도 강대국 사이에 있는 한국철도는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정부와 철도기관, 철도업계가 하나로 뭉쳐 뼈를 깎는 혁신을 해야 하는 이 시기에 우리는 성과연봉제 반대를 내세우며 몇 주째 집안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여기에 화물연대 파업이 겹치면서 물류 대란까지 촉발되었다. 철도에서 시작된 논란이 대한민국 전체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코레일을 비롯한 공기업 구조조정은 시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인프라 구축이나 사회안전망 확충으로 공공기관이 비대해지면서 생산성이 낮아졌다는 것이 국민의 지배적인 인식이다. 민간 대비 생산성이 60~80%에 불과하다는 생산성본부의 연구결과도 있다.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명목으로 경쟁을 피하고 안온한 환경에 안주해 온 결과다.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서는 강한 것이 아니라 적응하는 것이 살아남는다. 1억6000만년 동안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이 멸종한 것도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개방으로 서비스가 개선된 사례는 많다. 올해 4월 가정용전력까지 시장을 완전히 개방한 일본의 경우 다양한 결합·맞춤형 상품이 탄생하기도 했다. 마침 철도시장도 연말쯤 수서 고속철 SR 개통을 앞두고 있어 국민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철도 시장의 위기로 볼 것이 아니라 철도서비스 향상과 전체 시장 규모를 늘리고 세계 경쟁력을 쌓는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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