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동포들과 오찬 간담회
"3대 교역국 베트남, 전방위 협력하는 핵심 파트너"
"외세 극복·분단 아픔 등 닮아…동포 어려움 조속 해결"
"축구 좋아하는 양국…과거 구단주였는데 희한한 죄 뒤집어쓰기도"
한인회장 "지향점 함께 그려나갈 뜻 깊은 이정표"
하노이소년소녀합창단, 동요 '뭉게구름' 합창

"이번 베트남 국빈 방문을 통해 현재 최고 수준의 협력 관계를 보다 미래지향적이면서 전략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키려고 한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하노이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한·베트남 협력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 당서기장과 국가주석을 겸임하는 또 럼 당서기장 등 베트남 지도부와 만나 원전, 인프라, 과학기술 혁신 등 전략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공급망 안정과 지속 가능한 성장,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과제에서도 협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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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 첫 일정으로 여러분을 만나게 돼 참으로 뜻깊게 생각한다"며 "한국과 베트남은 외세를 겪고 결국 우리의 힘으로 이를 극복한 점, 분단과 전쟁의 고통을 겪은 점, 그 어려움을 딛고 다시 우뚝 일어선 과정이 많이 닮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국민의 정서적 유대와 교류를 언급하면서 "이런 호감과 교류 덕분에 1992년 수교 이후 불과 한 세대 만에 엄청난 발전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수치로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서로에게 3대 교역국"이라며 "지난해 양국 교역 규모는 946억 달러에 이르렀고,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으로 1만개 기업이 현지에 진출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고, 모든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협력하는 핵심 파트너가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해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한국 정부 출범 후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 국빈 방한했고, 이번에는 베트남 새 지도부 출범 후 자신이 첫 국빈 방문에 나섰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것만 해도 베트남과 한국의 특별한 관계를 알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 축구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 국민들이 우리 한국 사람처럼 축구를 정말 좋아하지 않느냐"며 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언급한 뒤 "최근 베트남 축구팀이 동남아 팀 최초로 13연승을 했고, FIFA 남자 축구 세계랭킹도 99위가 되면서 100위권 안에 진입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저도 한때 축구단 구단주였는데 그거 잘 되게 해보려다가 희한한 죄를 뒤집어쓰고 재판받는 중이긴 하다"며 웃은 뒤 "축구란 우리 구성원들을 한 몸으로, 또 한마음으로 단합시키는 큰 힘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0만명 규모 베트남 교민사회에 대한 기대감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약 20만명 규모로 성장한 베트남 동포사회는 아세안 최대 규모이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공동체"라며 "문화·체육인, 주재원, 소상공인, 청년 사업가, 유학생, 원로 동포들에 이르기까지 여러분 모두의 땀과 헌신이 오늘날의 든든한 베트남-한국 관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10만 세대에 이르는 한-베 다문화 가정은 양국을 피로 잇는 소중한 기반"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동포들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주권정부는 해외의 다문화가정 동포들이 겪는 어려움을 잘 살피고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베트남 동포 여러분의 목소리를 세밀하게 듣고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전 세계 교민사회로부터 1400건가량의 건의를 받았다며 한글학교 지원, 비자 문제, 영사관·대사관 서비스 개선, 한글 교과서 지원 등이 공통 요구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2일(현지시간)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2일(현지시간)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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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양모세 하노이 한인회장도 환영사에서 이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에 대해 "한국과 베트남 두 나라가 함께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고 앞으로의 지향점을 함께 그려 나갈 뜻깊은 이정표"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양 회장은 "1992년 수교 이후 불과 30여년 만에 교역 규모가 180배가량 성장했고, 한국은 베트남 최대 투자국 중 하나로 자리 잡았으며 연간 500만명의 국민이 서로를 방문하고 있다"며 "이제 두 나라는 경제를 넘어 문화와 교육, 안보에 이르기까지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서 미래를 함께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이어 "이 자리에 계신 교민 한 분 한 분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을 빛내고 있는 소중한 주역들"이라며 "재외동포의 법적 보호와 자녀 교육 지원, 현지 사업 환경 개선에 따뜻한 관심과 정책적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 "교민들은 단순히 해외에서 사는 한국인이 아니라 한국의 국격을 높이고 경제 영토를 넓히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 한·베 관계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포 이야기 경청한 李대통령 "의견 보다 잘 반영되도록 시스템 고민하겠다"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팜 티 느아 민주평통 베트남협의회 법률행정위 부위원장, 이용득 하노이 한베가족협회 부회장, 정예원 하노이유학생회장 등 동포 대표 3명이 현지 활동 경험과 소회를 공유했다.


팜 티 느아 부위원장은 "베트남에서 태어났지만, 28년 전 한국인 남편과 가정을 이루면서 대한민국을 두 번째 고향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가교로서 민간 외교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용득 부회장은 "베트남 내 한베가족이 8000가구에 이르고, 하노이 한국국제학교 초등부의 40%가 한베 2세 자녀"라는 점을 소개하면서, 한베 가족 2세들이 양국을 잇는 진정한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한 초석이 돼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정예원 하노이유학생회장은 유학생들의 생활과 권익을 보호하고, 정상회담 통역 및 재외선거 현장 업무 등을 지원하는 한인유학생회의 다양한 역할을 소개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유학생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적 안전망으로 실질적인 힘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포들의 이야기를 들은 이 대통령은 "역경을 딛고 도약한 경험을 공유하는 한국과 베트남의 협력 관계는 우연이 아니라 동포 여러분이 만들어 온 필연의 결과"라고 말했다. 또한 "대한민국을 물리적으로 떠나있지만, 조국에 더 관심을 지니고 걱정하는 것이 동포들"이라며 "정부는 여러분이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외 동포들이 의견이 보다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고민해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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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간담회 문화 공연에서는 하노이소년소녀합창단이 '뭉게구름(동요)'을 합창했으며, 하노이전통국악연구소 '소리동네'와 함께 '아리랑 연곡'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노이(베트남)=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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