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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위기의 O2O, 상생협력으로 돌파구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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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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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카오는 새로운 전략산업으로 O2O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카카오택시에 이어, 카카오 드라이버(대리운전), 헤어샵(미용), 홈클린(가사서비스), 주차장 등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저조해 주가가 52주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게다가 먼저 O2O서비스를 시작한 스타트업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2014년 서비스를 개시한 '버튼대리', '키트', '어플대리운전' 등 대리운전 O2O시장을 개척하고 있던 스타트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앞서 '카카오택시' 진출 이후 경쟁 스타트업 기업인 리모택시는 최근 자금 문제로 사업을 접었다. 미용실 서비스로 헤어뷰티, 가사도우미의 홈마스터와 대리주부, 주차장의 아이파킹, 파크히어, 모두의 주차장 등도 이 같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카카오가 가사도우미 서비스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던 '홈클'은 투자 유치에 실패, 도산했다.
카카오 측은 새로 시작하는 O2O 서비스는 오래 전부터 기획 중이었고 전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일이라 스타트업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러한 항변이 대중에게는 그다지 논리적으로 들리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디지털 서비스업에서는 쏠림현상이 강하고 이로 인해 승자독식 현상이 어느 산업보다 강하게 일어나기에 기술이나 특허와 달리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나 비즈니스모델을 대기업이 차용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스타트업 기업들은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최근 경영 전략을 대기업과 비교해 보면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카카오는 O2O뿐만 아니라 게임, 음악, 메신저, 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완전히 새롭지 않은 분야에 안전하게 진출함으로써 수익을 올리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을 취하는 듯하다. 디지털 리딩기업으로서 취할 전략인지 의구심이 든다.

같은 포털인 네이버도 예외는 아니었다. 3년 전 네이버는 '골목상권 침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부동산·맛집 등 7개 분야에서 철수했다. 이어 네이버는 자회사인 라인을 중심으로 외부 O2O 업체와 '상생협력'하는 사업모델을 실천하고 있다. 라인 이용자는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에 집중돼 있다. 네이버는 국내와 다른 해외 소비자들의 메신저 이용 행태를 발견하고 직접적인 O2O 사업 진출을 철회했다. 대신 외부 O2O 업체를 라인에 제휴시켜 이용자를 확보한 후, 이를 활용해 광고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 수정에 나섰다. 라인의 경우 인도네시아가 교통체증이 심해, 오토바이택시 현지 O2O기업인 'Gojack'과의 협업으로 이용자 수를 급격히 증가시켰다. 최근에는 타이완에서 국내 스타트업 기업과 협업으로 하는 비콘 서비스를 통해 유통시장에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작가 쿠니시요시히코가 "길이 막혔다면 원점으로 돌아가라"고 말한 것처럼 카카오도 이제 초기 검색엔진이나 메신저를 개발할 때처럼 초심으로 돌아가 소비자들이 원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스타트업 기업과 상생협력을 할 수 있는 동맹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지금은 카카오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예전의 네이버가 그랬고 앞으로의 다른 디지털 대기업이 비슷한 일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그 누구도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사업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혁신적 서비스는 스타트업의 몫으로 남겨두고, 대형 포털은 자신의 장점을 활용해 O2O시장의 플랫폼으로 남아야 할 것이다. 즉, 스타트업은 새로운 파이를 만들어내는 혁신의 창고로, 디지털 대기업은 새로운 파이를 키우는 플랫폼으로서 서로 상생협력을 할 때 시장에서 건전한 생태계가 형성되리라 확신한다.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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