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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등생 의자' 듀오백의 헬스케어매장 도전

최종수정 2016.08.26 12:29 기사입력 2016.08.2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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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 62. 정관영 디비케이 대표
2014년 사명 바꾸며 유통사업 시작
어느새 17호점…내년엔 가맹사업


정관영 디비케이 대표.

정관영 디비케이 대표.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지난 5월 서울 신촌에서 이색대회가 열렸다. 바로 의자를 타고 차없는 거리를 질주해 레이스를 펼치는 의자 레이싱 대회였다.
3인 1조 릴레이 단체전과 개인전으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올해가 2회째다. 지난해 6월 처음 열린 이 대회에는 초등학생부터 군인, 분식집 아르바이트생 등 다양한 시민들이 경기에 참여하고 관람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예상보다 훨씬 좋은 반응에 대회 허가를 내 준 서대문구청에서 놀랐고 올해에는 공동으로 레이싱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이 대회를 처음 시작한 곳은 바로 '두 개의 등받이'를 통해 기능성 의자의 대명사로 불렸던 듀오백의 제조사 듀오백 (옛 듀오백코리아)다.

정관영 디비케이 대표는 "독일 같은 곳에서는 의자를 직접 개조해서까지 레이스를 펼치는 대회도 있지만 국내에서는 가구와 고객들이 친밀하게 접점을 갖는 마케팅 수단을 그다지 찾을 수 없었다"면서 "고객들에게 재미를 주는 것은 물론, 자연스럽게 우리 의자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수단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솔직히 그냥 해보면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이 더 컸다"며 웃었다.
정 대표는 듀오백코리아를 창업한 정해창 회장의 장남이다. 1999년 호주 그리스피대에서 국제경영학 공부를 마친 뒤 입사해 공장 생산직부터 시작해 납품, 영업, 재무관리, AS 등 전 공정에서 경험을 쌓았다. 2002년 경영대리인을 거쳐 2004년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현재까지 회사 경영을 맡고 있다.

현재의 디비케이로 사명을 바꾼 것은 지난 2014년. 의자 제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 사명을 바꾼 것과 동시에 헬스케어 유통사업을 시작했다. 그해 8월 일산에 문을 연 '리얼 컴포트' 1호 매장이 그의 승부수였다.

사실 이 사업을 그가 처음 구상한 때는 지난 2002년이었다. 2006년에는 브랜드도 만들었다. 하지만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일까. 이 같은 매장의 컨셉을 이해하는 이가 드물었다. 심지어 의자가 잘 나가고 있는데 왜 무리한 도전을 하려고 하냐는 반문조차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00년대 듀오백은 기능성 의자의 대명사로 통했다. 공부 좀 하는 학생들의 필수품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당시 만만치 않은 가격에도 아이들 책상 앞에는 의례 이 의자가 놓여져 있었다. 제조업임에도 당시 영업이익률은 20%를 넘어섰다.

하지만 무분별한 모방 상품의 범람으로 듀오백의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며 타격을 받았고 인구의 감소, 경쟁 심화 등으로 2012년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일이 발생했다.

정 대표는 "신규 사업을 구상하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헬스케어 제품을 모아 놓은 유통매장의 개념을 이해시키기 어려웠다"면서 "수백 쪽의 두꺼운 사업계획서는 물론, 심지어 브랜드도 만들었지만 접어야 했고 의자 제조업의 한계가 나타나면서 다시 서랍 속에 모셔놨던 사업안을 꺼내들게 됐다"고 털어놨다.

현재 17호점까지 늘어난 리얼 컴포트 매장에는 '스터디존', '슬립존', '릴랙스존', '헬스존', '뷰티존' 등 각각의 구역에 맞는 제품으로 채워져 있다.

제조업만 하다 처음으로 유통업에 뛰어들다 보니 시작은 쉽지 않았다. 입점 목표로 삼은 대형 오프라인 몰에서도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반신반의했고 이들을 만나고 이해시키느라 하루가 훌쩍 가기 일쑤였다. 사업 시작 1년까지는 괜히 뛰어들었나하는 후회감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입소문이 나면서 가맹점을 열고 싶다는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 대표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본사만 배불리는 여타 프랜차이즈 기업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가맹점 사업을 하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지금까지 제조업을 해왔었는데 제조업을 하는 사람들은 내가 만든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내가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가맹사업 하시는 분들이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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