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MRI 시스템 개발에 나선 길병원

뇌 연구의 새로운 시대 연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평면해상도가 지금의 1만 배 이상, 선명도는 100배 이상 높은 자기공명영상(MRI) 시스템이 개발된다. 보다 선명하고 정밀하게 뇌 속을 볼 수 있는 장비이다.

가천대학교 길병원은 ASG Superconductors(이탈리아), 마그넥스, IDG 캐피탈 파트너스와 함께 11일 송도컨벤시아 에서 '11.7T 마그넷 발주 계약 체결식'을 개최했다. 11.7T MRI는 현재 병원에서 진단용으로 사용하는 MRI(3T)보다 평면해상도는 1만 배 이상, 7T보다는 100배 이상 선명하게 뇌 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컨소시움은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 연구개발(R&D)사업으로 수행 중인 11.7T MRI의 핵심 부품 '마그넷(Magnet)' 발주를 143억 원에 계약했다. 마그넷은 강력한 자석으로 자장이 셀수록(숫자가 클수록) 더욱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마그넷은 자동차에 비유하면 엔진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인체 적용 가능한 마그넷의 최고 자장은 11.7T로 영국에 지사를 둔 마그넥스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7T, 9.4T, 11.7T 등 초고자장 마그넷의 설계와 제조,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이번 마그넷 발주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마그넷 설치와 전자 장비 개발을 완료하고 2022년까지 임상 적용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MRI는 '뇌를 들여다보는 현미경'으로 부른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치매, 파킨슨, 뇌종양에서부터 우울증, 조현병 등 각종 뇌질환에 노출될 가능성도 늘어나고 있다.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은 "가천이 주도하는 송도 브레인 밸리는 머지않아 세계 최고의 뇌 연구 허브가 될 것"이라며 "세계 유수의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고 고급 인재를 육성하는 최고의 플랫폼으로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 뇌 연구의 중심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