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구글 딥마인드를 꿈꾼다
나사제트추진연구소와 기술제휴
게임사 도입위해 내부 테스트 중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한국의 구글 딥마인드를 꿈꾸는 스타트업이 있다. 이들의 접근 방법은 조금 다르다. 구글, 페이스북 등이 인간을 대체하는 인공지능(AI)을 개발 중이라면 이들은 우선 당장 AI를 통해 생활을 개선하고, 이로 인해 수익까지 거둔다는 계획이다.
김승연 마인드셋 대표는 올해 초 에릿 슈밋 구글 회장이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전을 보러 온다는 소식에 정신이 번쩍였다. 구글 회장이 직접 방문한다는 것은 그만큼 구글이 AI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사실 김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AI관련 기술로 석사까지 마쳤다. 당시에 AI는 먼 미래의 이야기였다. 그는 구글 아시아 지역 글로벌 마케팅 총괄을 거치는 등 AI와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회사를 창업하기로 한 김 대표는 예전에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을 불러 모았다. 미국 칼텍, 나사(NASA) 제트추진연구소, 삼성전자, 구글 등 각자 분야에서 지금까지 AI를 연구했던 전문가들이었다.
현재 마인드셋은 국내 대형 게임사 등과 마인드봇 도입을 위해 내부 테스트 중이다. 게임 업체에서 이를 도입하면 고객이 "환불하고 싶다", "아이템 구매를 잘못했다" 등의 질문을 이해하고 스스로 최선의 답을 찾아 제공한다. 또 모 성형외과에서도 이를 도입해 중국 고객과 위챗으로 성형 상담을 하고, 해당 내용을 성형외과에 접수해준다. 성형외과에 도입된 마인드봇 월 이용료는 200만 원 수준이다.
이 기술을 개발하는데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컴퓨팅 파워가 필수적이었다. 영세한 스타트업 입장에서 AI 플랫폼을 개발할만한 컴퓨팅 파워를 갖추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에 마인드셋은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의 소개를 통해 지난 4월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와 기술 제휴를 맺었다. 마인드셋은 2년 동안 AI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나사의 컴퓨팅 파워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마인드셋은 최근 소설을 쓰는 AI 플랫폼도 개발했다. 사람이 골격을 만들면 세부 내용은 AI가 작성하는 방식이다. 8명 개발자와 AI가 두 달 동안 100만 단어가 넘는 소설을 집필했으며, 마인드셋은 이를 텍스트 기반의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딥마인드가 구글에 인수된 '금수저'라면 우리는 '흙수저'인만큼 AI로 돈을 벌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라며 "1~2년 안에 국내에서도 채팅봇끼리 약속을 잡고 일정을 확인해주는 일이 가능하도록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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