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시장선 '중견업체' 멸종위기…"브랜드 선호현상 짙어질까"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래미안, 자이, 푸르지오 등 10대 대형건설사 브랜드가 수도권 분양시장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보다 비중이 10% 넘게 커졌다. 소비자들의 대형 브랜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진 영향이다.
대형사의 분양 물량은 지난 5년간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수도권 분양 물량이 10만가구 이하였던 2012년(9만2322가구)엔 3만7469가구(40.5%)를 공급했다. 이어 2013년(47.3%) 절반 가까이 분양한데 이어 2014년엔 45.1%를 기록했다. 27만가구를 쏟아내며 공급과잉 우려가 지적된 지난해에는 49.4%인 13만3725가구를 공급했다.
이처럼 공급과 수요가 많은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대형건설사의 물량이 늘어나는 건 주택시장에서 브랜드의 힘이 점차 세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형사가 지은 아파트를 신뢰하는 경우가 많고 미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입주 후 10~20년이 되면 브랜드에 따라 평당 10% 이상 가격 차이가 나기도 한다"며 "이렇다보니 택지개발의 경우 브랜드 효과를 위해 대형건설사와 공동시행을 하는 경우마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이후 중견사들이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설 자리가 좁아진 것도 대형사 브랜드 분양물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다. 최근 파산 절차에 들어선 우림건설이나 줄줄이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건설사들이 대표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범위를 서울로 좁혀보면 분양물량 대부분은 대형사 브랜드 편중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대형사 브랜드 선호현상이 더욱 짙어질 것이란 예측과 희석될 것이란 전망은 혼재한다. 함 센터장은 "브랜드 파워가 미래 가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대형사 브랜드를 선택하는 사업주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대형사의 높은 관리비로 인해 분양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 중견사의 품질이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중견 주택업체들의 브랜드가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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