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 5년간 두 배 이상 성장…신차 장기 렌터카 등 편의성 커져 개인고객으로 확대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문제:호텔 정문으로 두 대의 에쿠스가 동시에 들어온다. 호텔 도어맨은 어떤 차의 문을 먼저 열어줄까?
정답: '하ㆍ허ㆍ호' 번호판의 에쿠스.
이는 서울 시내 고급 호텔의 도어맨 수칙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하ㆍ허ㆍ호 번호판은 렌터카다. 그렇다면 도어맨은 왜 렌터카의 차 문을 먼저 열어주는 것일까? 최고급 승용차를 렌터카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기업 임원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호텔 입장에서는 고급차를 소유한 개인고객보다는 회사 중역이 더 큰 고객이다.
과거에는 렌터카가 자동차 소유가 불가능한 계층의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대기업 임원들이 빌려 타는 자동차로 인식되고 있다. '허' 번호판만 써오다가 2013년부터 '하'와 '호'가 허용돼 일명' 웃음 번호판'으로 불리면서 소비자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렌터카 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자동차에 대해 소유 의지가 강한 오너 드라이버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사용 중심의 유저 드라이버로 바뀌고 있다"며 "필요할 때 차를 빌려 타고 원하는 차량이 생기면 언제든 교체해서 타겠다는 소비의식이 렌터카 선호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편의성도 고객들이 점차 렌터카를 찾는 이유다. 신차 장기 렌터카의 경우 월 대여료에 차량 취득 관련 세금과 보험, 자동차세 등이 모두 포함돼 있어 초기 비용 부담이 적고 경제적이다. 계약 종료 시 자신이 타던 차량을 인수할 수 있다.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보험대차 서비스가 가능하며 보험료 인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일반 개인이 소유할 수 없었던 LPG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점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지난해 12월 법 개정으로 등록 후 5년이 경과한 차량을 2017년부터 일반인들도 구매할 수 있어 계약 종료 후 LPG 차량을 인수할 수 있게 됐다.
롯데렌터카 관계자는 "렌터카 번호판에 대한 고객 인식의 변화가 개인 고객의 장기 렌터카 시장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면서 "국내 자동차 전체 보유대수 중 렌터카 비중은 3.3%로 미국(7.0%)에 비해 아직 절반 수준이다. 이는 향후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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