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어판장 귀퉁이에 리어카 세워 놓고
공갈빵 파는 젊은 부부가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여름 한낮 말 대신
수화를 하는 이들에게
공갈빵 이천 원어치 사서 오는 길에
천천히 빵을 뜯어본다.
둥글고 넓적한 빵 속은
텅 비어 있다.
내부가 멀쩡하게 비어 있다.
그 공갈빵 씹으며
리어카를 떠올린다.
통 손님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다 팔리려면
아직도 까마득할 그
쩍쩍 들러붙는 공갈 반죽 안고
우두커니 있을
공갈이 많이많이 팔려야 좋을
그 둥근 얼굴들
빵 속에는 종일 허기진 말이 가득 부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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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한 시다. 권주열 시인은 울산에 산다고 하는데, 아마도 울산 정자어판장 앞에서 보았나 보다. 먹어도 먹어도 허기만 가득해지는 공갈빵, 여름 한낮 땡볕 아래 그 공갈빵을 파는 젊은 부부를 말이다. 말을 하지 못해 수화를 하는 그 두 사람. 말을 하지 못하니 평생 거짓말 한번 못 했을 거다. 아니, 하지 않았을 거다. 거짓말 한번 해 본 적 없이 오롯이 정성을 다해 반죽을 치대고 치대 겨울이고 여름이고 리어카 놓을 수 있는 자리라면 그곳에서 하루 종일 공갈빵을 굽고 팔았을 부부. 얼마나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을까. 그 사연들이야 함부로 짐작하지 말자. 다만 울산에 가면, 울산 정자어판장에 가면, 그 크고 둥근 공갈빵이나 한 아름 사자. 거짓말이 판치는 세상에서 공갈 하나 없이 순전하게 텅 비어 더 맑은 그 마음, 그 갸륵한 마음이나 한번 꼭 껴안고 오자. 채상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