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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人]최태원 "변하지 않으면 서든데스"…절박한 '뉴SK'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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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6만5000명 임직원에 사내방송…경영 대수술 예고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4일 오전 9시 전국의 SK 그룹 40여개 사업장에 20분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40여개 사업장 6만5000여명 임직원들은 최 회장의 말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바짝 귀를 기울였다. 최 회장이 사내방송을 통해 직원들에게 일성(一聲)을 전달한 것은 특별사면 이후 처음이다. 최 회장은 20여분간 SK그룹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 '뉴 SK'에 대한 그룹의 도전과 혁신을 역설했다. 뉴 SK는 지난달 30일 최 회장이 예정에 없던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주요 계열사 임원들에게 강조한 내용이었다.
'가정사 논란'의 부담을 덜어낸 최 회장이 뉴 SK 건설에 승부를 걸었다. 그의 뉴 SK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든 것을 바꾸라"고 주문한 신경영 선언에 버금갈 만큼 파격적이다. 최 회장의 주문도 그만큼 수위가 높았다. '서든 데스(Sudden Deathㆍ갑작스러운 몰락)' '용납이 안 되는 상황'이라는 극한 단어까지 쓰며 "모든 것을 바꾼다는 자세로 임해 달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6년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 참석, 관습의 틀을 깨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기존 SK를 바꿔달라고 CEO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6년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 참석, 관습의 틀을 깨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기존 SK를 바꿔달라고 CEO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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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사업모델과 기업문화, 자산효율화 분야에서 대수술을 예고했다. 그는 "환경이 변하면 돈 버는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며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출퇴근 문화부터 근무시간, 평가, 채용 등이 과연 지금의 변화에 맞는 방식인지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0월 열리는 하반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까지 중장기적인 경영을 위해 재원과 체력을 쌓아놓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것을 주문했다.

뉴 SK는 최 회장의 달라진 행보의 결정판이다. 그동안 외부 일정을 자제했던 최 회장은 올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참석 이후 본격 경영활동을 시작했다. 다만 언론의 주목을 받는 행사나 이례적인 현장 방문 등은 없었다.
그러다 올 4월부터 계열사 현장 방문지의 성격이 달라졌다. 정유화학과 통신, 반도체 등 기존 주력사업이 아닌 신성장사업 계열사를 연이어 방문했다. 현장경영 보폭도 좁혀 4월에는 SK인천석유화학과 SK종합화학 상하이지사를, 5월에는 SK머티리얼즈, 6월에는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방문했다. 이들 사업장은 최근 흑자전환에 성공하거나 신사업에 도전 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을 방문, 새로운 성장 비즈니스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스스로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30일 확대경영회의에서는 미국의 인기 강연 프로그램인 '테드(TED)' 형식을 차용해 수수한 차림새로 무대에 올랐다. 현장 방문 때에는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 셀프카메라를 찍거나 식사를 같이 하는 등 격의 없는 소통을 실천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오너가 무선마이크를 달고 직접 강연을 진행하며 절박감을 강조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며 "형식을 파괴하기 위해 몸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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