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국내 주요 기관투자가의 해외주식과 해외채권 규모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저성장 등의 영향으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국내 시장을 떠나 해외시장에서 투자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5일 한국은행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말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 보험사, 증권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해외증권투자 규모가 1357억달러(156조800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증권투자 규모는 해외주식, 해외채권, 해외에서 발행하는 외국환증권 등을 포함한 수치다.

국내 기관투자가의 해외증권투자 규모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저점을 지나 2011년 이후 4년 동안 연평균 23%넘는 증가율을 달성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2분기 연속 100억달러 이상 증가했고, 올해 1분기에는 147억달러 이상 증가하며 지난 2007년 4분기 이후 약 8년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기관투자가별로는 자산운용사의 해외증권투자 비중이 47.1%에 달했다. 이어 보험사가 36.4%, 종금사를 포함한 외국환은행이 9.5%, 증권사 7.0%를 차지했다. 자산운용사와 보험사의 해외증권투자 비중이 전체의 80%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셈이다. 올해 1분기 중 해외증권투자 증가폭도 보험사가 67억9000만달러가 가장 컸고 자산운용사 37억2000만달러, 외국환은행 26억9000만달러, 증권사 15억6000만달러 순이었다.

특히 채권 투자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2분기 해외채권투자 규모는 해외주식투자 규모를 2006년 이후 9년만에 넘어서며 역전했고, 지난 1분기에는 587억3000만달러로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2007년만 해도 국내 기관투자가의 해외주식투자가 해외채권투자를 3배 이상 상회했던 점을 감안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해외채권투자는 지난 2010년을 저점으로 이후 5년 동안 연평균 32.4% 증가폭을 나타내고 있다. 1분기 해외채권투자 증가규모는 보험사가 48억2000만달러로 가장 컸고 외국환은행(23억9000만달러), 자산운용사(14억4000만달러), 증권사(1억6000만달러) 순이었다.


태희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해외주식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말 65.4%에서 2016년 1분기말 30.9%로 절반 이하로 감소한 반면 해외채권투자는 22.1%에서 43.3%로 2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추세는 초저금리 상황과 안전자산 선호현상 등으로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더욱이 고령화 저성장국면에 진입하면서 다양한 투자처를 발굴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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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사학연금의 지난해말 8.3%, 5.9% 수준인 해외주식과 해외채권 운용비중을 올해말까지 각각 8.5%, 7.9%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연금 역시 지난 1분기 기준 13.2%, 4.4%인 해외주식과 해외채권 운용비중을 2012년까지 25%, 5% 내외로 확대할 방침이다.


태 선임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 부진과 저금리 환경으로 국내 중심에서 해외시장으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변동성이 높은 위험자산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국내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될 전망인 만큼 기관투자가의 해외투자 확대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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