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막대한 자금력으로 국내 프로축구를 유혹하는 중국 슈퍼리그의 '황사머니'가 지도자를 향해 손을 뻗쳤다. K리그 정상을 다투는 최용수 감독(43ㆍFC서울)도 이 대열에 합류한다.
최 감독은 다음달 1일부터 2년 간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을 이끈다.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안산 무궁화 축구단과의 대한축구협회(FA)컵 16강 경기가 고별전이다. 장쑤는 최 감독에게 지난해 6월 20일 95만 달러(약 11억 원)를 시작으로 거액 연봉을 제시했다. 일주일 뒤 173만 달러(약 20억 원), 지난달에는 303만 달러(35억 원)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지난해 두 번은 모두 거절했다. 그는 당시 "돈보다는 서울에 대한 의리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중국은 한국인 감독에 호감을 갖고 있다. 비용 대비 실력이 좋다. K리그 감독들의 연봉은 약 2~3억 원 선으로 돈을 조금만 높이 불러도 데려 오기 쉽다. 또한 한국 감독들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큰 대회에서도 좋은 지도력을 발휘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용수 감독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2013년 서울을 이끌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했다.
문화적 동질감도 중요한 이유다. 한국 감독들이 유럽 감독들보다 중국에서 적응하기 쉽다. 같은 동아시아권으로 일명 '젓가락 문화권'라고 부른다. 언어만 다를 뿐, 생활 적응과 선수들과 정서가 비슷해 소통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성적은 두고 볼 일이다. 올 시즌 한국인 감독들의 정규리그 성적이 좋지 않다. 모두 중하위권에 있다.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옌벤은 3승4무7패 승점 13으로 리그 12위다. 장외룡 감독의 충칭이 2승6무6패 승점 12로 13위, 이장수 감독과 충칭이 2승4무8패 승점 10으로 15위다. 홍명보 감독이 올 시즌 처음 맡은 항저우는 2승3무9패 승점 9로 최하위인 16위다. 최용수 감독이 이끌 장쑤는 8승5무1패 승점 29로 3위에 있어 사정이 조금 낫다. 대신 최 감독은 리그 성적 뿐 아니라 AFC 챔피언스리그 등 국제대회에서 빠른 시일 안에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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