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참석해 축사
"중동전쟁·기술패권 경쟁으로 글로벌 불확실성 커져"
첨단산업·에너지·과학기술 협력 강조
베트남 총리 "외국인 투자자에 예측 가능한 투자 환경 제공" 약속
최태원, 투자·무역 고부가가치화 등 과제…"다음엔 결과로 만나길"

이재명 대통령이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베트남의 도약이 곧 한국의 성장이었던 것처럼, 이제 베트남의 미래가 곧 한국의 미래가 될 것"이라며 30여년간 쌓아온 한·베 우정을 토대로 양국 경제협력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중동전쟁과 기술패권 경쟁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을 거론하며 양국이 첨단산업과 공급망·에너지, 과학기술 협력을 통해 함께 위기를 넘어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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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축사에서 "베트남과 한국이 함께 한 지난 33년의 역사는 상호 신뢰가 공동 번영의 지름길이라는 점을 보여준 쉼 없는 성취의 역사"라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1992년 수교 당시 65억달러 수준이던 양국 교역액이 현재 1000억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고, 한국은 1만개가 넘는 현지 진출 기업을 발판으로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이 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축사에서 이 대통령은 베트남의 역동성에 주목했다. 이 대통령은 하노이의 밤거리와 호안끼엠 호수, 오토바이 불빛을 언급하며 "베트남의 뜨거운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했고, 인구 절반이 30대 이하인 젊은 나라, 연평균 7% 이상의 고도성장을 이어가는 "아세안의 경제 심장"이라고 표현했다. 경제인들을 향해서는 "그 눈부신 성취를 만들어 낸 주역"이라고 존경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향후 협력 방향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인공지능(AI)·반도체·디지털 등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반도체 패키징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 기반을 다져왔다"며 "앞으로도 생산설비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또 베트남의 '도이머이(쇄신)' 정신과 젊은 인재, 한국의 기술력이 결합하면 새로운 성공 신화를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급망과 에너지 협력도 핵심축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원유와 희토류 등 전략자원 분야에서 양국이 견고한 안전장치를 함께 만들면 어떤 경제적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면서 "원전, 재생에너지, 장거리 전력망 구축 등 에너지 전반에서 협력 잠재력이 크다며 협력 지평을 넓혀가자"고 말했다.

과학기술 협력과 제도적 기반 구축 필요성도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첨단과학기술이 국력을 결정짓는 기술 패권 시대"라고 규정하며, 공동연구와 인력교류를 넘어 과학기술 협력을 한 단계 더 도약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체결된 '한·베트남 과학기술 혁신 마스터플랜 프레임워크'를 통해 협력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호찌민 주석의 '이불변 응만변(以不變 應萬變)'을 인용하며, 국제 경제 질서가 흔들리는 격변기일수록 30여년간 쌓아온 한·베 우정이 가장 확실한 대응책이라고 강조했다. '이불변 응만변'은 변하지 않는 것으로 만번 변하는 것에 대응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양국 기업의 "든든한 나침반이자 버팀목"이 되겠다며 경제인들에게 새로운 번영의 항해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베트남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언을 마친 후 레 민 흥 베트남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베트남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언을 마친 후 레 민 흥 베트남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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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럼에 함께한 베트남 측 인사와 재계 인사들도 협력 확대 의지를 잇달아 밝혔다. 레 민 흥 베트남 총리는 한·베 관계가 2022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뒤 경제 전반에서 새로운 협력의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이자 3위 교역국이며, 약 1만5000개 사업과 1000억달러에 육박하는 등록 자본을 바탕으로 1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베트남 수출의 30%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 민 흥 총리는 "양국 협력이 단순 확대를 넘어 질적 성장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첨단기술 생태계 공동 구축 ▲유연하고 탄탄한 공급망 구축 ▲연구·기술 협력을 통한 혁신을 제안했다. 또 베트남 정부가 제도와 규제를 정비해 한국을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에게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투자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베트남 재무부 장관도 환영사에서 한국이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이자 핵심 협력국이라며 "단순한 투자를 넘어 글로벌 가치사슬 내에서 베트남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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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베트남은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니라 함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우리의 파트너"라며 양국 협력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향후 협력 과제로 투자·무역의 고부가가치화, AI·첨단기술 협력, 에너지 전환과 지속가능성 등 3가지를 제시하면서 "오늘은 인사로 시작했지만 다음엔 결과로 만나길 기대하겠다"고 했다.


하노이(베트남)=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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