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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각심 필요한 청년층의 '빚내 집사기'

최종수정 2020.02.13 15:58 기사입력 2016.06.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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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을 견디지 못한 20~30대들이 빚을 내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어제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현황에 따르면 30대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3월말 현재 101조원으로 3개월 새 10조4000억원(11.5%) 증가했다. 지난 한 해 15조9000억원(21.3%) 늘어난 것에 비해 증가율은 떨어졌지만 3개월간의 증가액으로는 2배 이상 더 많은 규모다. 20대는 대출 금액은 작지만 증가세는 더 가팔라서 지난해 말 6조5000억원에서 올 3월 말 9조4000억원으로 44.6%나 늘었다.

20~30대의 주담대 급증세는 다른 연령층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올 들어 3개월간 50대와 60대 이상은 주담대 잔액이 각각 4조4000억원, 8조1000억원 줄었고 40대는 2조2000억원(1.3%) 증가에 그쳤다. 중장년층은 빚을 갚고 있는데 청년층은 오히려 부채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올해 2월부터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초기부터 원리금을 상환토록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했지만 20~30대는 그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청년층의 주담대를 통한 주택구입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전월세물량이 없는 데다 전월세금이 치솟기 때문이다. 자기 자산으로 '내 집 마련'을 이루는 게 아니라 전세난에 몰려 어쩔 수 없이 빚으로 집을 사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다른 소득을 기대하기 어려운 청년층에서 시세차익 등을 노리고 주택을 구입한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년층에서 빚으로 집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여러 모로 우려를 자아낸다. 이는 청년층의 자산과 소득이 미래를 위한 축적과 소비가 아닌 주택 구입 및 부채 상환에 묶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청년층 개개인의 삶의 질도 악화시키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도 비생산적이다.

청년층의 채무가 '부실 부채'가 될 가능성도 적잖다. 청년층의 주담대가 급증한 것은 은행들이 장래가 불투명한 40대 이상에 비해 경제활동이 활발한 20~30대에는 여신심사를 더 관대하게 적용해 준 것도 요인의 하나다. 개인별 상환능력 심사를 하지 않는 '집단대출'에서도 청년층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향후 은행들이 대출상환을 옥죄고 금리가 오를 경우 20~30대가 대거 '부채위험군'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청년층에 맞춘 전월세대책을 더 면밀히 마련해야 한다. 또 은행권의 대출도 청년층 급증세를 자세히 살펴 가이드라인을 손질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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