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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들러리였다"…낙하산의 비극 혹은 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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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의 산업은행 감사, 그 이후

박근혜 대통령 경제교사로 관심, 靑 서별관회의 폭로로 다시 주목
'배신자'·'책임회피' 등 논란 중심에서 감사원 대우조선 관련 産銀 감사
"홍 前회장 부실경영, 인사조치 필요"…AIIB 부총재 재직중 '뒷북감사' 수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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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감사원이 15일 산업은행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홍기택 전 산은 회장에 대해선 "산업은행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자회사인 대우조선 경영부실을 관리 감독해야하는 성실 경영의무를 위반했다"며 "인사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다만 "홍 전 회장이 올해 2월 퇴직한 만큼 금융위원회가 인사혁신처에 통보해 공직후보자 등의 관리에 활용하도록 하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날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상태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기업회생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의 이같은 조치는 사실상 뒷북이다. 홍 전회장은 이미 산은을 떠났으며 현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재직중이다. 부총재직은 한국 몫으로 주어진 것으로 정부 당국에서 홍 전 회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서 나온 결과다. 홍 전 회장이 다시 국내 금융권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본인의 의지도 전혀없는 상황에서 감사원의 제재는 '눈가리고 아웅'인 셈이다.
다만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교수 출신에서 산업은행 회장으로 화려하게 금융권에 등장한 홍 전 회장 입장에선 약간의 수모를 겪었다고는 볼 수 있다. 홍 전 회장은 올해 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부총재로 취임했다.

홍 전 회장은 사실 박근혜 정부의 금융권 신데렐라였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위원으로 얼굴을 알린 홍 전 회장은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로까지 알려지면서 금융권 내에서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산은 회장으로 왔을 때 산은 내부에서조차 "홍기택이 누구냐"고 했을 정도로 금융권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

홍 전 회장은 최근 또 한차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홍 전 회장이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산은 회장으로 있을 때 서별관회의에 참석해보니 이미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금액과 방향이 다 정해져있더라"고 발언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4조2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은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가 결정한 것이며 산은은 들러리 역할만 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특히 그가 한 폭로의 핵심에는 '서별관 회의'가 있다. 홍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중순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정부 결정 내용을 전달받았고, 여기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얼마씩 돈을 부담해야 하는지도 이미 정해져있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또 한차례 금융권과 정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박근혜 정부의 출범과 함께 신데렐라처럼 등장한 홍 전회장이 정권의 치부를 언론에 흘린 것을 두고 박근혜 정부 후반기 레임덕 현상의 하나로 해석되기도 했다.

홍 전 회장은 소위 3세대 서강학파로 불린다. 이러한 분류에 해당하는 인사로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김인기 중앙대 명예교수 등이 있다. 1971년에 경기고를 졸업했으며 동기로는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 등이 있다. 서강학파의 시초는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고도성장을 기획한 남덕우 전 총리, 이승윤 전 부총리, 김만제 전 부총리 등으로 알려져 있다. 재임 시절 '기행'으로 논란을 일으킨 적도 많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경제1분과 인수위원을 맡은 당시 기자들과의 접촉을 꺼리며 귤을 나눠주는 등의 기행을 해 '귤 아저씨'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홍기택 회장의 부인은 지난 2010년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맡게돼 은행권에서 첫 여성 이사회 의장을 지낸 전성빈 교수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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