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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아시아] 혁신은 보게 만드는 것‥위기의 언론 생존법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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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혁신하라, 고취하라, 소통하라(Innovate, Inspire, Interact).'
[뉴아시아] 혁신은 보게 만드는 것‥위기의 언론 생존법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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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WAN) 총회의 주제다. 70여개국 1400여명의 신문산업 종사자들이 참석해 온라인 유료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뉴스룸 혁신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회의장은 '혁신' 없이는 '미래'가 없다는 위기감으로 가득했다.

당시 상황은 전통 매체인 신문사 간부들을 위기감에 휩싸이게 하기 충분했다. 2005년 설립된 블로그형 미디어 '허핑턴포스트'가 불같이 성장하고 있었고, 같은 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설립된 '매셔블'도 주목받고 있었다. 2006년 만들어진 '버즈피드'라는 매체는 전통 신문의 관점에서는 미디어라고 보기조차 힘들었지만 트래픽 기준으로 '신문의 제왕' 뉴욕타임스(NYT)를 넘보고 있었다. 2009년 탄생한 비영리온라인 미디어인 '프로퍼블리카'는 2010년, 2011년 연속으로 '언론의 노벨상'이라는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2011년 '더 버지', 2012년 '업 워시' 등 형식과 내용면에서 파격적인 매체들도 승승장구하며 독자들의 이목을 끌어모았다. 워싱턴DC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만을 대상으로 데이터 저널리즘을 적용해 2009년 만들어진 독특한 매체 '호미사이드 와치'는 2012년 미국의 권위 있는 나이트(Knight)재단으로부터 수상했다.

게다가 미래학자 로스 도슨은 '전 세계 신문소멸 시각표'를 발표, 기존 언론의 위기의식을 한껏 고조시켰다.

3년이 지난 지금 글로벌 미디어환경은 모바일 기기의 보편화로 뉴스 소비패턴과 유통방식이 훨씬 더 다양해졌다. 심지어 뉴스 유통의 새로운 축으로 등장한 페이스북이 자체 뉴스 애플리케이션인 '페이퍼'를 선보였고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 역시 자체 뉴스 앱을 선보이는 등 공룡 정보기술(IT)업체들의 뉴스서비스 경쟁까지 확대되고 있다.
방송과 통신의 영역 구분이 이미 오래 전에 의미가 없어진 것처럼 오랫동안 언론의 울타리 역할을 해 왔던 전통적 의미의 '미디어'의 경계는 사라졌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1인 미디어들은 물론 기자들을 능가하는 전문성으로 무장한 독자들도 소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전 세계와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다. 뉴스는 이제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시대가 아니라 독자가 생산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 사진=블룸버그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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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 속에 기존 언론 매체도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에게 인수된 워싱턴포스트(WP)가 그런 예다. 2013년 언론업에는 문외한인 베저스가 2억5000만달러에 미국 최고 정론지 WP를 인수했을 때 기대보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많았다. 하지만 불과 3년 만에 베저스는 WP를 디지털미디어의 선두주자로 끌어올렸다.

그는 편집에 참견하는 대신 디지털 전환을 위한 실탄을 제공했다. 바로 700여명에 이르는 엔지니어링 팀이다. 이들은 기사 분석 및 마케팅을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를 제작했다. 이를 기반으로 각 기사들이 독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데이터로 분석해 냈다. 이런 철저한 독자 성향 분석하에 베저스는 WP 홈페이지상의 기사 배치, 노출 순서 등을 도입하도록 했다. 그 결과는 달았다. WP는 지난해 말 미국 내 온라인 순 방문자 수에서 경쟁지인 NYT를 제쳤다.

2014년 변화가 필요하다며 디지털 혁신보고서를 만들어 전 세계 언론을 놀라게 했던 NYT도 이제는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아서 설즈버거 2세 NYT 회장은 혁신보고서 발간 이후 1년여 만인 지난해 WAN 총회에서 혁신보고서의 조언을 거의 다 실현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다른 신문사 경영자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때때로 실패해야 더 노력하게 된다." 신생 매체의 도전과 이에 따른 고심이 있었기에 혁신적인 변화가 가능했다는 설명인 셈이다.

지난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6 ONA(Online News Associations) 국제 미디어 회의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소셜 미디어 편집장 새러 마셜이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언론이 기억해야 할 3가지로 꼽은 것도 베저스나 설즈버거의 선택과 유사하다. 마셜 편집장은 독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 창의적인 업무 흐름을 만들 것, 그리고 장기적인 게임을 할 것 등을 요구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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