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창업이래 최대 위기"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은 10일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신동빈 회장 중심의 현 경영체제의 문제점이 표면화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롯데 경영정상화를 위한 모임' 일본어 사이트(http://www.l-seijouka.com)'에 관련 성명을 게재, 한·일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긴급 협의장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에 "이번 사태의 전모를 해명하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감안해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긴급 협의장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신 전 부회장과 동생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 회장은 줄곧 한국과 일본에서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본인에 대한 지지의사를 확인해왔다. 현 경영진들도 신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사실상 신 전 부회장의 '패배'로 마무리 되는 분위기였다.
신동빈 회장이 본인 중심의 '원 롯데'를 내세운 지 얼마 되지 않아 불거진 이번 사태를 신 전 부회장은 반전의 계기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여론전 이외에 주주들을 우호세력으로 돌리지 못하면 실질적인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당시 신 총괄회장은 고열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해있었다. 현재 상태는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등은 신 총괄회장의 입원 수속과 진행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지난 8일 한국으로 입국한 상태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에 대한 정신감정은 당분간 진행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신감정은 지난 1월 그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씨가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법원에 신청하면서 법원이 지시한 사항이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감정을 위해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던 신 총괄회장은 입원 이틀만에 무단퇴원하며 정신감정을 강력히 거부했다. 이에 법원은 이달 27일까지 신 총괄회장이 감정을 받을 의지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한 상황. 그러나 최근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적신호를 보내면서 입원 감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법원으로 넘어갔던 '경영권 분쟁'의 공은 다시 허공에 뜨게 될 공산이 커졌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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