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웡크블로그에 따르면 하버드대 정치연구소(IOP)가 18∼29세 청년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1%는 자본주의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젊은이들보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젊은이들이 더 많은 셈이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 대한 젊은이들의 폭발적 지지와 맥을 같이 하는 결과다.
다만 이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명확한 해석은 어렵다고 IOP는 선을 그었다. 개인마다 자본주의를 다르게 이해하고 있을 수 있으며, 더 넓은 의미에서 젊은 세대는 현재 상황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1980년대 후반∼2000년 사이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 상당수가 자본주의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는 오늘날 가장 젊은 유권자인 이들이 자유 시장 체제의 결점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 어떤 경제 체제를 지지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 이들은 상충하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정부가 경제를 더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27%였고, 소득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응답자도 30%에 불과했다.
그러면서도 기본적인 건강 보험에 동의한다는 응답자는 48%, 감당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식량과 주거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데 찬성한다는 응답도 47%였다. 이는 지난해 각각 45%, 43%에서 증가한 것이다.
젊은이들과 직접 인터뷰에 나섰던 존 델라 볼프 IOP 조사국장은 그들이 자본주의가 불공정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배제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이 거부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개념이 아니라 오늘날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1년 퓨리서치 센터 조사 결과에서는 조사 대상인 18∼29세 응답자 중 자본주의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한 사람은 46%, 부정적이라고 답한 사람은 47%였으며, 사회주의에 대해서는 49%가 긍정적, 43%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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