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깡통 공장' 속출…올들어 채권회수율 35%

2014년 37.2% 이후 2년째 하락세

법원 경매에 나온 공업시설.(사진= 지지옥션)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경기침체 여파에 법원경매 시장에서도 공업시설에 대한 채권회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28일까지 전국의 공장과 아파트형 공장, 제조업소 등 공업시설 경매를 전수조사한 결과 채권회수율은 35.5%에 불과했다. 2014년 37.2%를 기록한 이후 2년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낙찰된 공업시설 468건에 대한 등기부상 총 채권액(근저당, 가압류, 전세권 등 등기부상 채권 총액)은 1조8958억원이다. 하지만 낙찰액은 6735억원에 불과해 1조2223억원 규모의 채권이 회수되지 못했다. 불과 4개월 사이에 1조2000억원 상당의 채무액이 회수 불가능 상태가 된 셈이다.

실제 지난해 6월 경매개시 결정이 내려진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소재의 한 공장의 경우 1회 유찰 끝에 지난 4월 1일 감정가(121억1728만원)대비 75.6%인 85억1990만원에 낙찰됐다. 이 공장의 등기부상 채권총액은 189억8934만원으로 채권회수율은 44.9%에 그쳤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공업시설의 경우 실제 부동산 가치에 비해 기업 역량에 따른 추가 대출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부실로 인해 경매에 나온 경우 시설의 특수성 및 목적성으로 인해 낙찰자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어 채권회수율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점이 이번 조사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만 등기부상 채권총액에는 근저당에 대한 질권 등이 중복 되는 경우도 일부 있다. 하지만 채권액을 좀 더 보수적을 살펴 볼 수 있는 청구액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도 비슷했다.

이달까지 낙찰된 공업시설 경매신청자의 청구액 총액은 7091억원으로 낙찰액 6735억원 보다 356억원 많았다. 청구총액 대비 낙찰가는 95.0% 수준으로 2014년 103.4%, 2015년은 97.7%로 3년째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2016년 동기간 전국 아파트 청구총액 대비 낙찰가율이 141.3%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실제 부동산 가치보다 대출이 많은 깡통아파트처럼 공업시설 부동산 및 기구류의 가치가 채권액을 못 미치는 깡통공장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선임연구원은 "청구총액은 경매신청자가 경매를 통해 환수하겠다고 신청한 채권액으로 이 금액 이외에 등기부상 채권과 경매비용, 임금채권 등이 추가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두 가지 데이터를 종합해본 결과 앞서 설명한 채권총액에 근접한 손실이 실제 발생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며, 손실비율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