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궁·종묘서 열흘 간의 시간여행 '궁중문화축전'

흥례문 미디어파사드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열흘 간 궁궐에서 궁중문화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들이 선보인다. 올해로 2회째 맞는 '궁중문화축전'으로, 궁중문화를 재해석한 문화유산 활용 축제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종묘에서 공연과 체험, 의례 등 궁궐별 공간 특성과 역사성을 살린 다채로운 행사들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이번 축전은 오는 29일 오후 7시 30분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화려하게 펼쳐지는 개막제로 문을 연다.

이번 축전에서 중심이 되는 섹션은 '경복궁, 왕을 만나다'로, 이 중엔 고종 즉위 30주년과 41세 생신을 기념하는 궁중잔치를 재현한 '1892, 왕의 잔치'가 있다. 5월 5일부터 7일까지 경복궁 근정전에서 진행된다. 이 재현행사의 총연출인 최필곤 KBS 기획제작국 프로듀서는 "대한제국이 아닌 조선왕조대에 진행된 마지막 행사였다. 절차를 복원하는데 집중하면서 두 번 정도 재현한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문무백관 자리에 객석을 마련해 국왕장수를 기원하는 행사에 관객들이 직접 참여토록 할 것"이라고 했다.

소주방 궁중음식체험행사

또한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태국·일본·베트남 아시아 3개국의 '세계 왕실문화 교류공연'이 오는 30일부터 5월 7일까지 열린다. 김영숙 예술감독은 "경복궁은 법궁이었기 때문에 잔치가 있으면 외국인들도 와서 축하공연도 하곤 했었다. 태국의 짝그리왕조 악무, 일본의 가가쿠 악무, 베트남의 후에 응우엔왕조 악무가 공연을 벌인다"고 설명했다.

흥례문에서 펼쳐지는 '미디어파사드'도 준비돼 있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이어지며, 문화유산과 첨단기술을 융복합한 화려한 빛의 향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미디어파사드 예술감독인 김형수 연세대 미디어아트전공 교수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품질을 높였다. 현대적이면서 물성이 아른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경회루 야경과 아름다운 음악이 어우러진 '경회루 야간 음악회(4월 30일~5월 7일) ▲궁궐의 부엌이었던 경복궁 소주방에서는 전통음식을 맛보고 만들어 볼 수 있는 ‘수라간 시식공감'(4월 30일~5월 8일) ▲사전공모를 통해 궁중의 일상을 가족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고궁문화체험’(4월 30일~5월 8일 경복궁 함화당·집경당) 등이 있다.

1750 시간여행 그날

창경궁에서는 ▲반정으로 광해를 폐위하고 왕위에 오른 인조를 재조명하는 야외 정통사극 '인조 길 끝에서'(5월 5~7일) ▲문예 군주 정조를 통해 왕실의 예술적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정조, 창경궁에 산다-서화취미’(4월 30일~5월 8일 창경궁 영춘헌·집복헌) ▲시민들이 직접 재연 배우로 참여하여 하루 동안 왕과 궁궐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1750 시간여행, 그 날’(5월 5일) ▲ 창경궁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를 극으로 재현하면서 역사 속 발자취를 따라가는 ‘영조와 창경궁 궁궐 일상을 걷다’(5월 6~8일) 등이 마련돼 있으며, 청덕궁에서는 ▲왕실 전속 의료기관인 내의원으로 사용되었던 창덕궁 성정각에서 한방의술을 체험하는 ‘왕실 내의원 체험 '어의 허준을 만나다'(5월 5~8일 창덕궁 성정각) ▲운치있는 밤숲을 거닐며 전통공연을 감상하는 ‘창덕궁 별빛야행’(5월 2~4일 창덕궁 후원) 등이 있다.

덕수궁에서는 ▲근대 자주국가를 꿈꾸던 대한제국의 황궁인 덕수궁에서는 서양음악을 소재로 역사를 담아낸 ‘덕수궁 근대 음악회’(5월 5~7일 덕수궁 중화문)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롭게 빚어내는 스토리텔링 콘서트 ‘덕수궁 석조전 콘서트 황제를 위한 아리아’ ▲ 덕수궁이라는 역사적 공간에서 현대적 미디어 기법을 사용하여 선보이는 작품전 ‘덕수궁 속의 현대 미술’(4월 29일~5월 8일 덕수궁 일원) 등이 있다. 왕실 사당 종묘에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종묘제례악 야간공연’(5월 3~4일 종묘 정전)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자세한 사항은 궁중문화축전 누리집(www.royalculturefestival.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