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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등화 조선업]작년 1.5만명 실직…자살 등 불황의 그늘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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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세계 조선 경기 악화로 조선업이 불황의 늪에 빠지면서 부도 난 조선업 협력업체 대표와 직원이 잇따라 목숨을 끊는 등 구조조정에 따른 사회적 진통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광주 소재 조선소 협력업체에서 해고된 A씨는 실업자로 지내다 집에서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30대 후반인 그는 2개월 전 다니던 광양의 한 조선소 협력업체가 부도 나 문을 닫으면서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 A씨는 직장을 잃은 뒤 환갑을 앞둔 어머니에 의지해 용돈을 받아 쓰며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선 조선사에서 실직한 30대 남성 2명이 이웃인 여대생을 상대로 강도질하는가 하면 승용차에 착화탄을 피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기도 했다. 이들은 2개월 전 조선소에서 실직한 후 삶을 비관하다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업황으로 국내 조선업계에서 1만5000여명이 일터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급감에 해양플랜트 악재까지 겹치면서 국내 대형 3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에 협력사 줄도산까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호황으로 관련 인력이 급격히 늘어왔는데 지난해 구조조정 태풍이 몰아치면서 조선소,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1만5000여명 정도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들어 1분기에 선박 수주가 조선업계 통틀어 9척에 그치면서 인력 조정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인력을 3000명 가량 줄이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과 함께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비슷한 여건에 놓여있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모두 지난해 조(兆) 단위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선박 수주 실적 또한 최악이라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도 조만간 자체적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대우조선은 산업은행이 지난해 10월 4조2000억원 지원을 결정하면서 2019년까지 인력 3000명을 줄이라고 주문했지만, 인력 감축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또한 지난해부터 상시 희망퇴직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조만간 추가 구조조정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채권단이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고삐를 죄고 있는 상황에 조선사들이 모른채 팔짱만끼고 있기는 힘들 것"이라며 "현대중공업이 불을 댕겼으니 다른 조선사들도 하나둘 구조조정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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