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주택가격, 높은 양육비…경제적 부담 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서울시의 2014년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 같은 배경으로 비싼 주택가격, 높은 양육비 등 경제적 부담이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장진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22일 '서울시 저출산 현황과 발전방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분석했다.
서울시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이 27.3세에서 30.7세로 늦어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모(母)의 첫째아 평균 출산연령 역시 28.4세에서 31.8세로 늦춰졌다. 서울시 주 출산연령대는 2000년 기준으로 25~29세였는데 2014년에는 30~34세가 가장 높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비싼 주택가격=서울시 평균 주택 매매가격은 6개 광역시 평균 주택가격 2억2000만 원에 비해 2.23배 높은 4억9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평균 전세가격 역시 3억9000만 원으로 6개 광역시와 비교했을 때 2억1000만 원 높은 수준을 보였다.
◆여성, 20대는 들어오고 30~40대는 떠나고=서울시 20~24세 여성은 2000년 이후 꾸준히 서울시로 유입되는 수가 많은 반면 30~49세 여성은 서울에서 빠져나가는 여성의 수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서울시 30~34세 여성은 유입인구보다 유출인구가 약 1만3000명 높았다. 35~39세 여성 역시 2000년도 대비 8.5배 증가한 1만여 명이 서울에서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20대 여성의 서울시 유입과 30대 여성의 서울시 이탈, 서울시 여성의 초혼연령 등
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학업, 취업 등의 이유로 서울시로 들어왔다가 결혼
적령기, 출산적령기에 주택가격 등으로 이탈하는 것으로 판단됐다.
이 같은 상황은 전국 4년제 대학교의 20.0%에 달하는 38개 대학교가 서울시에 위치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전국 4년제 대학교 재학생의 23.7%는 서울 소재의 대학교에 재학 중인 셈이다. 전국 대학원 재학생의 경우 무려 46.5%는 서울시 소재 대학원에 다니는 것으로 조사됐다.
4년제 대학교가 서울시에 집중화돼 있어 20~24세 여성의 서울시 유입이 증가하고 있는 하나의 원인으로 꼽혔다.
◆높은 양육비=서울시의 비싼 주택가격과 함께 높은 양육비 또한 서울시 출산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임신·출산을 미루는 이유로 서울시 기혼남성의 60.0%, 기혼여성의 34.2%는 경제적 사정을 꼽았다.
서울시 남성 43.4%, 여성 44.3%는 저출산에 대한 원인으로 자녀 양육의 경제적 부
담이라고 응답했다. 서울시 월평균 사교육비는 58만50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6개
광역시 월평균 사교육비 40만1000원보다 18만4000원이나 높은 수준이다.
월평균 공교육비도 41만4000원으로 나타나 총 교육비는 99만9000원에 이르렀다. 이는 1999년 54만 원보다 1.9배 증가한 수치이다.
장진희 연구위원은 "서울시는 저출산대응을 위해 출산장려팀을 두고 있는데 대부분 정책은 타 실·국, 팀에서 이뤄지고 있어 부서간의 협조가 매우 중요함에도 저출산 대응을 위한 중앙시스템이 없다"며 "핵심 사업을 선정하고 이를 중앙 컨트롤타워를 통해 각 부서가 협조체계로 움직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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