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정순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23일 "한국경제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적지 않은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이날 한국은행 본관에서 가진 금통위원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경제를 설명할 때 '그레이 스완'이라는 용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위원은 '그레이 스완'이 나타난 것을 두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 분석했다. 그는 "지난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 발생 이전 20년 동안의 대안정기에 중국과 동유럽이 글로벌 시장에 편입되면서 세계경제는 장기간 호황을 구가했고, 금융산업과 금융기법의 발전으로 세계경제는 금융 측면에서도 긴밀히 연결됐다"며 "2007~8년에 선진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는 글로벌 차원에서 오랫동안 누적된 실물과 금융 부문의 불균형을 간과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규모의 완화적인 거시경제정책으로 새로운 불균형이 축적되기도 했지만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거시경제적 조정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금융시장 내에서의 변동성 확대, 전세계적인 성장세 둔화, 원자재가 하락 등을 결과로 꼽았다.

현재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 정 위원은 "중국 금융시장, 미국의 통화정책, 국제유가 등 그간 불확실성이 높았던 요인들이 최근에는 비교적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되고, 주요 선진국들의 통화정책도 당분간 완화적 입장을 지속할 분위기"라며 "이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은 연초와 같이 높은 변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다소간 벗어난 것으로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정 위원은 "그렇다 해도 시장에는 아직 다양한 형태의 잔불이 남아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정 과정의 마무리를 확신하기 위해서는 유효수요 회복과 생산성 향상을 통한 잠재 성장경로로의 회복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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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구조적 문제에서 야기된 경기침체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며 "세계경제가 견조한 성장궤도로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선진국, 후진국 할 것 없이 수요회복과 공급개선을 동시에 추진해야 소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특히 향후 10년간 글로벌 산업지형을 전망해 보면 디지털 경제로의 이행이 가속화되면서 기존의 교역재 시장은 위축되고 서비스업 등 비교역재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구조개혁과 규제완화 등을 통해 서비스업 및 첨단 산업을 육성하는 등 성장모멘텀 발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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