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 상장사 대한전선과 코스닥 상장사 오성엘에스티는 이달 들어 관리종목 해제 소식에 급등세를 기록했다. 대한전선 주가는 지난 17일 자본금 대비 자본총계비율이 81%로 개선됐다고 밝히자 다음 날부터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주가 상승 폭은 70%에 육박했다.
관리종목에서 탈피한 대한전선 주가가 급등하자 대한전선 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도 덩달아 급등하는 기현상도 연출됐다. 대한전선이 지분 59.13%를 보유하고 있는 티이씨앤코 는 2014년 감자 후 주식병합으로 거래를 재개한 이후 주당 1000~2000원 선을 오갔으나 대한전선 관리종목 해제 소식에 이틀 만에 40% 가까이 급등했다.
이달 들어 700% 폭등한 이후 급등락하고 있는 코데즈컴바인이 대표적인 사례다. 4년째 영업손실로 관리종목에 처할 위기지만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검은머리 외국인까지 가세하며 주당 2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약 2주 만에 15만원 선까지 급등했다. 코데즈컴바인의 상장주식 수는 3784만주에 달하지만 감자와 출자전환 등으로 실제 유통 물량은 25만주에 불과했다. 적은 물량으로 주가를 부양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었던 셈이다.
증시에서 품절주로 분류되는 천일고속과 신라섬유, 가구 업체 팀스 주가도 덩달아 뛰었다. 천일고속 주가는 3월 초 6만원 선에서 약 3주 만에 장중 11만원 선까지 뛰어올랐다. 천일고속은 상장주식 수가 142만주에 불과하고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85%에 달해 실제 유통주는 약 21만주밖에 되지 않는다.
액면분할에 나선 신라섬유는 1만3000원에서 2주 만에 2만4500원까지 올랐다. 신라섬유는 상장주식 485만주 중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82%를 보유하고 있다. 팀스는 주당 1만4000원 선에서 2배 이상 급등했다. 팀스 역시 상장주식 수가 200만주에 불과해 최대주주와 주요주주의 지분을 제외하면 유통주식 수는 25만주 정도다.
관리종목을 탈피한 대한전선의 또 다른 급등 배경도 적은 유통주식 수에 있었다. 대한전선의 주식은 대주주인 IMM PE(프라이빗 에쿼티)가 71.51%, 채권단이 25.74%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 유통되는 주식 수는 2.74%에 불과하다.
◆차이 나는 차이나 머니= 차이나 머니 재료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기업이 지분투자에 나섰다는 재료만으로 단기간에 몇 배씩 주가가 급등한 것. 스튜디오산타클로스 는 3월 들어 주가가 2700원 선에서 1만1000원 선까지 4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 회사는 지난 15일 화이브라더스 자회사 화이러헝 유한공사 외 2인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주식 양수도 계약을 통해 화이러헝이 최대주주에 오른다고 밝혔다. 상호 역시 화이브라더스로 바뀔 예정이다.
이 같은 묻지 마 테마주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는 크다. 관리종목 해제의 경우 기업가치가 재평가받을 기회가 될 수는 있지만 최근 주가급등은 과도하다는 판단이다. 더욱이 품절주는 적은 거래량만으로 급등해 자칫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한국거래소는 뒤늦게 유통주식 수가 10만주에 미달하는 종목에 대해 매매거래를 정지하겠다는 시장관리방안을 내놨다. 단기과열종목 지정제도 역시 주가상승률, 거래회전율, 주가변동성 등 3개 요건 중 하나만 충족해도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하고 단일가 매매 기간도 10일로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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