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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담은 찻사발…비움과 채움의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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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균 사진전 '朝鮮찻그릇 비움과 채움의 美' 인사동 갤러리M 에서 오는 22일까지

조선 찻사발을 주제로 사진전을 연 이성균 작가는 한국적인 美에 관심이 많다. 작품앞에서 찻사발의 아름다움을 설명하고 있다.

조선 찻사발을 주제로 사진전을 연 이성균 작가는 한국적인 美에 관심이 많다. 작품앞에서 찻사발의 아름다움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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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어머니의 마음을 봤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조선 찻사발로 사진전을 여는 사진작가가 있다. 한복, 대나무, 연꽃 등 한국적인 소재로 국내외에서 작품활동을 해온 이성균 사진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16일 인사동 갤러리M에서 만난 그는 "찻사발은 기억과 기대가 교차되어 있는 마음"이라면서 "비워지면 채워질 것이라는 기대와 채워졌던 것들이 비워졌던 기억"이라고 말한다. 한 없이 담고 비우고 또 담아내는 '어머니의 마음'과 같다는 것이다.
찻사발을 소재로 한 그의 작업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전통적인 찻사발의 형태미를 탐미적인 시각으로 접근한다. 물론 찻사발에 고유의 가치와 영혼을 불어넣는 도예가의 존재감도 놓치지 않는다.

이 작가는 하동 길성도예의 길성작품을 만나면서 찻사발의 영감을 완성했다.
그는 "길성도예에서 마주한 찻사발에서 가슴을 울리는 어머니를 떠올렸다." 면서 "묵직하고 투박해 보이는 그릇은 깃털처럼 가볍게 손안에 감기는 포근함에 놀랐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이도다완(井戶茶碗)을 거의 실제에 가깝게 재현한것으로 유명한 길성의 찻사발은 확실히 다르다.
그 형태적인 근사치의 문제가 아니라 이도다완이 가지고 있는 흙의 성질과 그에 따른 기능적인 특징이 뛰어나다.
찻사발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만을 포현하는것이 아니다. 조선 찻사발에 숨겨진 애환과 그를 재현한 도예가의 정신까지도 품어낸다.

찻사발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만을 포현하는것이 아니다. 조선 찻사발에 숨겨진 애환과 그를 재현한 도예가의 정신까지도 품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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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과 채움을 표현한 작품

비움과 채움을 표현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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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다완은 16세기말 조선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뒤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헌상돼 더 유명한 그릇이다. 히데요시를 거쳐 도쿠가와 이에야스로 이어진 '기자에몬' 이도는 현재 일본 국보로 지정돼 있다.

이도다완은 몸체에 흐르는 아름다운 육각 빙열에 비파색을 띤 부드러운 색상, 자연스런 물레 자국, 힘있게 앉은 매화피(굽 부분에 생기는 결정체)등 조선도공의 무심의 미적 표현물로 칭송 받고 있다.

조선 찻사발은 그 모양이 듬직하면서도 우아한 기품이 있다. 세상을 품을 듯 넉넉히 벌어진 입과 듬직한 어깨에서 이어지는 몸통, 그 형태미에서 마치 살아있는 인격체로서의 기운이 느껴진다.

작가로서의 그의 시각은 단순히 길성의 찻사발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만을 포현하는것이 아니다. 이도다완에 숨겨진 애환과 그를 재현한 도예가의 정신까지도 렌즈로 품어낸다.
작품앞에 선 이성균작가

작품앞에 선 이성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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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균의 찻사발 사진은 지극히 단순하다. 그릇을 프레임에 불러들이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프레임속에 담아낸 사발은 지극히 심오하다.

"구체적인 사실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적시하는 것이 아니라 생의 기운이 감도는 인격체로서의 가치를 염두에 두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신항섭 미술평론가는 "시각적으로 인지되지 않는 무엇을 탐색하는 심지적인 태도는 그가 추구하는 찻사발 사진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맞다. 찻사발을 찍은 사진을 바라보면 찻사발 하나하나가 마치 우리와 함께 살아 있는 존재처럼 교감하고 있다.
"우리의 초가집이 보이고, 돌담도 보이고, 어머니 아버지가 그곳에 깃들어있다."고 이 작가는 말한다.
'朝鮮찻그릇 비움과 채움의 美' 전은 서울 인사동 갤러리M 에서 오는 22일까지 열린다. (02-737-0073)

글 사진=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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