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3년 첫 맥주공장…'암살' 전지현도 마셨을까
하이트진로 전신 '조선맥주주식회사' 오비맥주도 같은 해 국내생산 시작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맥주는 가공 식품 가운데서도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 미군정, 외환위기 사태 등 굴곡의 한국사에서도 맥주 산업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국내에 가장 먼저 설립된 맥주 회사는 경기도 시흥군 영등포읍 부지에 세워진 '조선 맥주주식회사'다. 하이트진로의 전신이기도 한 이 회사는 영화 '암살'의 배경인 1933년에 설립됐다.
조선맥주는 해방 후 미군정에 의한 적산 관리 기간을 거쳤으며 대표 브랜드명을 조선맥주에서 크라운맥주로 바꿨다.
조선맥주는 1967년 부산에서 주정, 소주 등을 생산하던 대선발효공업의 회장을 지낸 고(故)박경복 하이트진로그룹 명예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1991년 2세 체제로 전환한 박문덕 회장(당시 사장)은 기존의 대표 브랜드 크라운맥주를 대신해 1993년 '천연 암반수'를 콘셉트로 한 신제품 하이트를 출시하며 맥주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하이트는 출시 3년 만에 맥주시장 1위에 오르며 오랜 기간 국내 최고 맥주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하이트는 하이트진로를 국내 최대의 종합주류전문 기업으로 성장시킨 일등 공신이다.
오비맥주도 하이트진로와 같은 해인 1933년 쇼와기린맥주의 한국공장에서 역사가 시작됐다. 광복 후 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이 인수해 1948년 동양맥주로 상호를 변경했다.
현재의 회사명이 된 오비맥주는 날개 돋힌 듯 판매됐으며 70~8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1982년 대한민국 최초로 설립된 구단도 OB베어스였다.
한국 최초로 통 생맥주, 병 생맥주를 시판했으며 1995년 사명을 오비맥주로 변경했다. 1999년에는 진로와 미국 쿠어스사가 합작해 만든 진로 쿠어스맥주를 인수해 카스 맥주 판매를 시작했다.
오비맥주는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으며 1998년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에 지분 50%와 경영권을 매각했다. 2001년 추가적으로 지분을 매각해 AB인베브가 오비맥주의 새 주인이 됐으며 2009년 사모펀드인 KKR-어피너티에 1억 달러에 매각했다.
이후 2014년 AB인베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교두보를 한국에 마련한다는 전략에 따라 KKR-어피너티에 58억 달러를 주고 오비맥주를 다시 사들였다.
격변의 한국사와 함께 한 맥주업체들은 수입 업체들의 공세 속에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오비맥주는 맥주수출의 65% 이상을 차지하며 국내 맥주 수출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이트진로 역시 100년 기업을 향한 비전 정립과 새로운 도약을 선언하며 반등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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