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밤 문화' 상징 2년간 영업, 비호 의혹…검찰 수사로 실체 일부만 드러나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15년~17년산 양주 1병, 맥주 3병, 음료수, 과일 안주 1개 등 '기본 양주 1세트'는 30만 원으로…."


2010년 7월, 서울 강남구 한복판에 문을 연 초대형 룸살롱 '어제오늘내일(일명 YTT)'. 한때 강남 '밤 문화'를 대표하는 곳으로 성황을 누렸다.

'전체 면적 3420㎡(1036평), 룸 개수 137개, 유흥접객원 약 500명, 마담 및 직급별 웨이터 약 300명….'


당시 국내에서 YTT보다 더 큰 룸살롱은 없었다.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믿거나 말거나 평가도 나왔다. 그곳에서 매일 밤 '그들만의 파티'가 벌어졌다. 아는 사람은 다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는 강남 밤 문화의 현장이다.

기본 양주 1세트 가격은 30만원(2011년 기준)이다. 추가 주문하면 양주 1병당 20만원, 맥주 1병당 1만원 꼴이다. '룸 이용료(룸 TC)'는 4인 이하 소형룸 6만 원, 7인 이하 중형룸 12만 원, 8인 이상 대형룸 18만 원이다.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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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T는 강남구 논현동 19층 건물 지하 1~3층에서 운영됐다. 건물 8층부터 19층까지 4성급 호텔 객실은 '성매매 장소'로 이용됐다. 일반인 손님이 없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은 성매매 손님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YTT는 2012년 7월까지 2년간 수많은 사람이 접대를 하며 접대를 받으며 다녀간 곳이었다. 얼마나 많은 돈이 뿌려졌는지, 불법 성매매 횟수는 얼마나 되는 지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YTT 실소유주 김모(55)씨는 바지 사장을 내세워 영업했다. 수사기관이나 세무당국의 단속을 피해가기 위한 이중삼중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비밀주의'다. 매출액을 확정할 단서나 경리장부, 호텔 객실 파악자료, 성매매 수익금 추산자료 등 어떤 객관적 자료도 남기지 않았다.


YTT가 검찰 수사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의혹의 실체가 밝혀질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검찰은 종업원 진술 등을 토대로 하루 평균 200회, 모두 8만8000회의 성매매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해 기소했다. 탈세 규모는 30억 원 수준으로 파악했다.


검찰 조사 결과가 YTT 불법·탈법 영업 행태를 모두 드러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것마저도 증빙자료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법원에서 인정받기 어려웠다. 결국 법원은 성매매 4400회, 탈세 13억 원 규모로 파악한 뒤 실소유주 김씨 등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성매매 알선' '조세범처벌법 위반' '뇌물공여' 등 6개 범죄 혐의가 적용됐고, 징역 3년 벌금 30억 원을 선고받았다. YTT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실소유주에 대한 법적 처분도 마무리됐다. 하지만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어떻게 강남 한복판에 기업형 '성매매 빌딩' 영업이 가능했을까. 우선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수사당국의 비호이다. 김씨는 YTT 영업 이전인 2001년부터 2010년 4월까지 논현동에 다른 유흥업소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김씨는 2006년~2008년 강남 논현 지구대 소속 경찰관 3명에게 매달 30만~50만 원을 건넨 혐의(뇌물)로도 기소됐다.


경찰청 청사.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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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T 운영 과정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관리(?)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내포하는 대목이다. 검찰이 2012년 YTT 수사에 나서면서 경찰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2012년 9월 당시 김기용 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현직 경찰 수백명이 연루가 돼 있다는 식의 의혹이 불거지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면서 "삼류소설도 아니고 너무 막연하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YTT를 둘러싼 의혹의 시선이 억울하다는 얘기다.


한동안 경찰 안팎에서 뒤숭숭한 소문이 돌았지만, YTT 사건 수사가 마무리되면서 다시 논란은 잠잠해졌다.


YTT 성매매 장소로 이용됐던 해당 호텔은 경매를 통해 매각됐다. 임차인 일부는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면서 격렬히 저항했고, 지난해 1월에는 법원이 명도 집행에 나서기도 했다.


YTT를 둘러싼 논란은 최근 실소유주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면서 다시 관심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2012년 당시 경찰청장 설명처럼 '삼류소설'에 불과한 의혹인지, 비호 세력의 실체가 여전히 감춰져 있는 것은 아닌지 논란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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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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