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원대 뇌물 의혹 전직 감사원 간부
영장 기각 후 공수처는 보완수사 거부
검찰 영장은 "권한 없다"며 법원서 기각
검찰 "제도적 한계로 12.9억원 불기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해 송부한 전직 감사원 간부의 15억원대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 검찰이 일부 혐의만 기소하고 12억원대는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과 공수처 사이의 보완수사 주체를 둘러싼 갈등으로 수사가 장기간 표류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강진형 기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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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정재신)는 22일 뇌물수수 및 알선뇌물수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등 혐의로 전 감사원 부이사관 김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김씨의 요구를 받고 뇌물을 건넨 건설사 임원 3명도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했던 뇌물수수 혐의 1건을 지난해 6월 먼저 기소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감사원 재직 당시 피감기관에서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들에 압력을 넣어 자신이 차명으로 운영하는 전기공사업체에 하도급을 주도록 강요하는 수법으로 총 19회에 걸쳐 약 15억8000만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 차명 업체 자금 13억 2000여만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있다. 하지만 검찰은 김씨의 19건 뇌물 혐의 중 3건(약 2억9000만원)만 기소하고, 16건(약 12억9000만원)은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이 같은 처분 결과가 현행 보완수사 제도의 법률적 한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사건을 처음 수사한 공수처는 2023년 11월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자 보완수사 없이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검찰이 공수처에 보완수사를 요구했지만, 공수처는 법적 권한이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검찰은 직접 수사를 하겠다며 지난해 5월 법원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검찰이 공수처 사건을 보완수사할 법령상 근거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결국 검찰 자체 수사와 공수처를 향한 보완수사 요구가 모두 가로막힌 상황에서 사건 송부 후 2년 4개월이 지나 일부 범죄 사실의 공소시효까지 다가오자 현재까지 입증된 혐의만 분리해 재판에 넘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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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에게 보완수사 요구권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고 자체 수사권도 인정되지 않을 때 발생하는 결과가 여실히 드러난 사례"라며 "항고 등 불복 수단이 없는 고소·고발 외 사건의 경우, 범죄자 처벌이 오로지 1차 수사기관의 의사나 역량에 달려있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추후 공수처에서 보완수사 자료가 송부될 경우 불기소 부분의 재기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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