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탄탄·외국인 유턴·ETF 견조…6400선 뚫은 코스피의 힘
반도체 등 양호한 펀더멘털이 상승 동력
돌아온 외국인과 ETF 등 수급도 뒷받침
증시 주변 대기성 자금도 증가 추세
코스피 지수가 장중 6400선을 돌파했지만 다시 내려오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최근 코스피의 상대적 강세는 국내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과 함께 수급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규모 매도 공세를 보이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상장지수펀드(ETF)는 여전히 견조하고 코스피 상승 랠리 재개로 증시에 진입하려는 대기자금도 늘어나고 있다.
22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0.01% 내린 6387.57에 개장한 뒤 하락 폭을 키워 오전 10시5분 기준 0.44% 내린 6360.56에 거래 중이다. 장중 한 때 사상 처음으로 6400포인트를 돌파했지만 상승세를 지켜내지 못했다. 코스닥은 1.24% 내린 1164.43에 거래 중이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여전히 큰 가운데 이차전지와 원전, 방산 등 여러 업종으로 온기가 퍼지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차전지의 경우 중동전쟁 이후 원유 수급 문제가 커지면서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판매 증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차전지 업종이 강세다. 오전 9시21분 기준 삼성SDI는 전거래일 대비 5.12% 오른 67만8000원에 거래 중이며 LG에너지솔루션(1.36%),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5.47%), 에코프로(0.67%) 등도 상승 중이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리튬 가격 상승세와 ESS 발주 기대감, 전기차 수요 반등 등이 이차전지 업종의 주가 재평가를 불러오고 있다"고 밝혔다.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변화율에 비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변화율이 호전되고 있는 업종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은행 등 일부 업종이 4월부터 펀더멘털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같은 주도주는 물론 은행과 소프트웨어, 호텔, 자동차 등 2분기 영업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 역시 순환매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실적에 더해 수급도 긍정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2479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올들어 1월에 1185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이후 2월과 3월에는 각각 21조731억원, 35조8806억원의 대규모 매도 폭탄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5조원 넘게 사들이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반등의 핵심은 단순한 낙폭 복원이 아니다"라며 "2~3월 국내 주식 비중을 줄였던 외국인이 다시 유입되면서 나타난 수급 관점 랠리"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수세는 반도체로 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7조870억원, SK하이닉스는 17조5023억 각각 순매도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전일까지 SK하이닉스를 2조1648억원, 삼성전자를 1조3191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포트폴리오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반도체 ETF를 통한 자금도 유입되고 있다. 지난 2일 미국에 상장된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은 관리자산(AUM)이 상장 18일 만에 10억6000만달러(약 1조5700억원)를 넘어섰다.
최근 시장 규모가 400조원대로 커진 ETF는 국내 증시 수급에 있어서 그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ETF 자금으로 추정되는 금융투자(증권)는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8446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에도 2조1122억원을 사들이며 33조5690억원을 순매수한 개인과 함께 외국인 매도물량을 받아내며 증시 하락을 방어했다. ETF의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7조3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5조5000억원 대비 세 배 이상 늘었고 코스피 대비 ETF 비중은 지난해 44%에서 올해는 약 60%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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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강세에 대기자금도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121조8172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자금으로 증시 진입 예정인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진다. 지난달 초 130조원을 넘어섰으나 중동 전쟁 여파로 감소세를 보이며 120조원 아래로 떨어졌으나 최근 다시 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20일 기준 34조2592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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