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표 선발 놓친 뒤 방송 해설하며 맘 달래
이젠 멘탈 최강 만들었다, 26일 세계선수권 金쏜다
[광주=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내년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가 있으려나 봐요."
'제 2의 고향' 광주에서 다시 빛난 기보배(27·광주시청).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여자 개인전과 혼성전에서 금메달,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침착하면서도 더 강해진 승부근성으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향한 확신을 얻었다. 대표팀 맏언니이자 구심점으로 '태극궁사'들의 밝은 미래를 기약하며 환하게 웃었다.
기보배로서는 광주에서 거둔 성적이 반갑다. 2011년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에서 3관왕(개인전, 단체전, 혼성전)을 한 그는 이듬해 런던올림픽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에 걸린 금메달 두 개를 휩쓸었다. "욕심을 버리고 경기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으나 4년 전의 추억을 되짚으며 좋은 성적을 기대했을 것이다. "관중들에게 기억에 남을만한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던 약속도 지켰다.
그는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더 강해졌다. 동점 상황, 마지막 한 발로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에서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대표팀 동료 최미선(19·광주여대)과의 개인전 결승은 물론 마야 야게르(24·덴마크)를 상대한 4강에서 모두 슛오프로 이겼다. 이승윤(20·코오롱)과 호흡을 맞춘 혼성경기 결승에서도 마지막 한 발을 10점에 쏴 금메달을 안겼다. 방송 해설을 해본 경험이 도움이 됐다.
단체전에서도 기보배를 신뢰하며 맞춤형 전략을 짰다. 선수 세 명이 한 세트 두 발씩 번갈아가며 총 4세트를 해 승부를 가리는 경기에서 기보배가 두 번째 주자를 맡았다. 최미선과 강채영(19·경희대) 등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기 위해서다. 보통은 에이스가 첫 번째 혹은 세 번째로 나선다. 문 감독은 "기보배의 순서에서 다소 실력이 떨어지는 상대 선수를 압박하고 점수 차를 크게 벌리기 위한 전략"이라고 했다. 기보배는 후배들의 경기력 난조로 은메달을 땄다. 그는 "준우승의 아쉬움을 기억하고 문제점을 보완해 세계선수권에서는 금메달을 놓치지 않겠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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