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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 정착촌 반대' 네타냐후 건드린 佛통신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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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스라엘이 프랑스 통신회사 '오랑쥬' 때문에 들끓고 있다. 오랑쥬가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문제 삼아 이스라엘에서 철수하겠다는 뜻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BBC에 따르면 오랑쥬의 스테판 리처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랑쥬 브랜드를 이스라엘에서 철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2위 이동통신회사 '파트너 커뮤니케이션스'와 브랜드 라이선싱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것이다.
파트너는 이스라엘 이동통신 시장의 28%를 점유하고 있는 2위 이통업체다. 파트너는 오랑쥬와 브랜드 라이선싱 계약을 통해 이스라엘에서 오랑쥬 브랜드로 통신사업을 하고 있다. 오랑쥬가 이스라엘에서 직접 통신사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파트너 지분도 전혀 없다.

오랑쥬가 파트너와 계약 해지를 선언한 이유는 파트너가 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에서 통신 설비를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6일 프랑스 파리 소재 비정부기구(NGO)인 국제인권협회(FIDH)는 "파트너 커뮤니케이션스가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땅에서 유대인 정착민과 이스라엘군을 위한 통신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FIDH는 국제법에 따르면 유대인 정착촌은 불법으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리처드는 직접적으로 FIDH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FIDH의 발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리처드는 당장 라이선싱 계약을 해지하고 싶지만 회사에 법적 리스크가 미치는 것은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오랑쥬의 이번 결정은 다른 아랍 국가와의 관계 때문이라며 오랑쥬는 아랍국가들에 신뢰할만한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곧바로 반응했다. 네타냐후는 프랑스 정부가 공식적으로 오랑쥬의 조치와 리처드 CEO의 발언을 부인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오랑쥬 지분 13.45%를 보유하고 있다.

네타냐휴는 "우리의 친구들이 유대인 국가에 대한 어떠한 보이콧도 반대한다고 무조건 선언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리처드의 발언을 팔레스타인인의 인권을 무시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 운동인 'BDS(Boycott, Divestment and Sanctions)'의 일환으로 해석한 것이다.

미리암 레제브 이스라엘 문화장관은 한술 더 떠 리처드 CEO의 해임을 요구했다.

프랑스 정부는 4일 정치적 논란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로랑 파비우스 외교장관은 리처드 CEO의 발언과 관련해 직접적인 논평을 거부했다.

파비우스 장관은 "프랑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어떠한 보이콧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다. 하지만 "점령지에서 정착촌을 건설하는 것은 불법"이라고도 말했다. 리처드 CEO의 입장도 옹호해준 것이다.

이스라엘 시민들도 폭발했다. 트위터에서는 '보이콧오랑쥬'가 퍼졌고 이스라엘 거리 곳곳에 내걸린 오량쥬 브랜드도 사라졌다. 이스라엘 국기로 뒤덮였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오랑쥬는 리처드 CEO의 이스라엘 철수 발언은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결정이 아니라 브랜드 발전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랑쥬는 직접적으로 통신사업을 하지 않는 국가에서 브랜드만 노출하는 전략을 유지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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