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국, 빈라덴 비밀문건 공개…"알카에다 승리 확신"
음모이론 서적에 탐닉…과학잡지·게임에도 관심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9ㆍ11 테러를 주도한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전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 국가정보국은 지난 2011년 5월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에 숨어 있던 빈 라덴을 사살하는 과정에서 입수한 문건 400여건을 공대했다. 그가 가족과 알카에다 지도자들과 주고받은 편지와 서적, 보고서, 미국 정부 자료 등이 포함됐다.
빈 라덴은 미국인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알 카에다의 승리를 확신했다. 그는 "알카에다와 싸우겠다는 것은 헛된 노력일 뿐"이라며 "이로 인해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군인의 자살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덴은 이어 "리더는 비관적이고, 군인들은 자살을 시도하는데 어떻게 (미국인들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라며 "만약 사람의 마음속에 공포가 깃들면,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불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이 공개서한은 2009년에서 2011년 사이에 작성됐지만, 공개되지 않다 이번에 처음 그 존재가 확인됐다. 다른 편지에서는 2010년 발생한 '아랍의 봄' 사태를 통해 무슬림들이 미국의 헤게모니에서 해방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가 음모이론에 사로잡혀 있었던 정황도 확인된다. 빈 라덴의 영어서적 38권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음모이론과 관련된 것이었다. 미국 정부가 9ㆍ11테러를 공모했다는 주장을 담은 서적 '새로운 진주만'이 대표적이다. 빈 라덴은 또 미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을 담은 미국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의 '패권인가 생존인가',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기자인 밥 우드워드의 '오바마의 전쟁들'과 같은 미국 정치 관련 서적도 읽었다.
그의 관심은 테러와 정치에 국한되지 않았다. 과학 잡지인 '파퓰러 사이언스'와 게임 '델타 포스 익스트림2'의 가이드 서적도 그의 은신처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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