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2명 삼킨 '화재'…토치 쥐여주고 자리 뜬 업자 구속영장 청구
안전요원 없이 에폭시 제거 지시…안전불감증
작업자와 진술 엇갈려 '책임 회피' 정황
출입국법 위반 추가…검찰 구속 영장 청구
소방관 2명이 순직하는 참사로 이어진 전남 완도군 냉동창고 화재 사건과 관련, 무자격 외국인 노동자에게 화기 작업을 지시하고 정작 본인은 현장을 이탈했던 시공업체 대표가 결국 구속 갈림길에 섰다.
전남 완도경찰서는 23일 업무상실화 및 출입국관리법 위반, 범인도 등의 혐의로 시공업체 대표 김 모 씨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화재 당일 현장 안전수칙을 전반적으로 무시하고, 30대 중국인 불법체류자 작업자에게 인화 위험이 높은 화기 작업을 강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바닥 에폭시 제거 작업 시 '토치'를 사용할 것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화재 위험성이 매우 높은 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는 법적으로 요구되는 필수 인력인 안전관리자조차 배치되지 않은 '안전 무법지대'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김 씨는 언어 소통조차 원활하지 않은 불법체류자 신분의 작업자에게 이 같은 위험천만한 업무를 떠맡긴 채, 자신은 현장을 이탈하는 등 총체적인 안전 불감증의 민낯을 드러냈다.
경찰이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핵심 사유는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다. 앞서 실화 혐의로 먼저 구속 송치된 중국인 작업자 측과 시공업체 대표 김 씨 간의 진술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김 씨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작업자와 말을 맞추거나 증거를 없앨 정황이 다분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해당 시공업체가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불법체류자를 상습적으로 불법 고용하고 관리해 온 정황까지 새롭게 드러남에 따라, 김 씨에게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 관리자를 제대로 배치하지 않고 무자격자에게 위험한 작업을 지시한 총체적 안전 불감증이, 결국 국민의 생명을 지키던 소방관 2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며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철저한 보강 수사를 진행해 화재의 근본적인 원인과 책임 소재를 한 점 의혹 없이 엄중히 묻겠다"고 강조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발표 15분 전' 소름 돋는 타이밍 "또 미리 알았나...
김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7일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