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쪽 골대 주변에 몰려든 22명의 선수들. 불안하게도 이번 선공은 상대팀이었다. (승부차기를 하면 선공을 하는 쪽 승률이 6% 더 높다는 통계도 있다.) 침착한 성공과 선방, 미식축구처럼 골대 위로 날리는 슛이 이어지면서 5명의 키커 간 대결에서는 동점. 여섯 번째 키커부터는 한쪽이 성공하고 다른 한쪽이 실패하면 바로 승부가 난다.
아빠 회사에 별 관심 없는 아이들조차 차 안에서 같이 흥분하며 SNS를 통해 들려오는 승부차기 결과에 환호와 탄식을 되풀이 했다. 1분이 1시간 같은 긴장감 속에서 상대 측의 성공 소식 후 우리 측 여덟 번째(아홉 번째인가?) 키커가 나섰다. 주인공은 키 크고 잘생긴 우리 부의 유일한 선수였다. 부원들의 몰입도는 더 높아졌다.
이탈리아 빗장수비 '카테나치오(Catenaccio)' 같은 강력한 수비로 무실점으로 전 경기를 마치는데 혁혁한 공헌을 한 핵심수비수인 우리의 주인공은 마지막 결승전도 깔끔하게 마무리를 해 줬다.
물론 준우승이 아니라 우승을 했다면 우리의 카테나치오와 슈퍼 스위퍼(최종수비수)는 더 빛을 봤을 지 모른다. 하지만 "결승에 오른 걸로 (주말 하루종일 시간을 빼앗아서) 충분히 죄송(?)했고, 우승과 준우승의 차이는 없다"는 누구의 말처럼 5월의 주말은 우리 축구팀 덕분에 충분히 행복했다.
'축' 아싸(아시아경제 싸커팀) 기자협회 축구대회 준우승.
전필수 증권부장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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