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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총리와 중앙은행장, 손발 안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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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사진=블룸버그뉴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사진=블룸버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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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2012년 12월 취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듬해 자기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총재로 임명한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와 손발이 척척 맞았다.

그러나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들어 아베 총리와 구로다 총재의 손발이 서로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최신호(4월 11일자)에서 보도했다.
아베 총리와 구로다 총재의 엇박자는 기초재정적자(부채 이자 제외)를 국내총생산(GDP)의 6.6%로 유지하기 위해 지금까지 느슨하게 운영해온 재정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다. 구로다 총재는 아베 총리가 재정적자를 낮추기 위해 애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 아베 총리는 구로다 총재가 통화정책에만 전념해줄 것을 원하고 있다.

두 번째 엇박자는 통화완화에서 나타나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든 인플레이션을 2%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물가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채권 매입이 좀 지나치다며 구로다 총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는 처음에 잘 굴러가는 듯했다. 일본은행은 돈을 찍어내고 정부는 지난해 4월 소비세를 5%에서 8%로 인상해 고통 덜기에 한몫했다. 정부는 구조조정에 따른 강력한 성장세로 올해 가을 소비세를 다시 10%까지 올려 2020~2021년 기초재정흑자가 달성되도록 만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계획은 틀어졌다. 1차 소비세 인상으로 일본 경제가 후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구로다 총재는 지난해 가을 "양적완화 확대로 연간 80조엔(약 726조원)의 자국 국채를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2차 소비세 인상 약속을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경제가 버틸 수 없다"며 "오는 2017년 4월 이후에나 인상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때 일본은행의 돈 찍어내기를 열렬히 지지했던 정부는 재정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구조조정이 물리적 성과로 이어지지 않자 당황하고 있다.

근원인플레(석유파동, 이상기후 등 예상치 못한 일시적 외부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하고 난 뒤의 물가 상승)가 제로로 다시 미끄러진 지금 정부는 중앙은행이 국채 매입을 확대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 것이다. 근원인플레 하락은 유가 하락 때문이다.

양적완화로 부동산ㆍ주식 시장이 뜨거워지고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출은 늘었다. 그러나 중소 기업과 가계는 아무 수혜도 입지 못했다. 되레 수입 물가만 올랐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관방 부(副)장관은 아베 총리와 구로다 총재의 엇박자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경기진작과 부채저감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성장을 강조하고 구로다 총재가 재정원칙을 중시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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