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수감 중 텔레그램으로 마약 유통
정부, 공범 송환 및 추가 기소 추진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필리핀에서 임시 인도된 마약 밀수 총책 박왕열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박씨와 그 일당은 필리핀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국내 마약 유통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필리핀에 수감 중이던 일명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이 25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번 범죄인 송환은 정부가 송환 노력을 기울인 지 9년여만이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달 초 필리핀과의 정상회담에서 인도 요청을 한 지 약 3주 만이다. 2026.3.25 강진형 기자

필리핀에 수감 중이던 일명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이 25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번 범죄인 송환은 정부가 송환 노력을 기울인 지 9년여만이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달 초 필리핀과의 정상회담에서 인도 요청을 한 지 약 3주 만이다. 2026.3.25 강진형 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합수본은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향정)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박씨를 1차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2019년 11월경부터 텔레그램에서 '전세계'라는 대화명 등으로 활동하며 필리핀,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대량의 마약을 국내로 밀수입해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박씨가 국내에 반입해 유통하려다 적발된 마약류는 필로폰 12.7kg, 엑스터시 5791정, 케타민 2kg, 합성대마 1kg 등 총 17.7kg에 달하며, 전체 유통 규모는 131억원대로 추산된다.

특히 박씨는 2016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이른바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으로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였음에도, 교도소 내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국내 조직원들에게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송치받은 합수본은 전담팀을 꾸려 필리핀 현지로 검사와 수사관 등 9명을 파견했다. 합수본은 현지 조사를 통해 박씨의 친척인 공범 A씨(일명 '흰수염고래')를 포함한 3개 유통조직 총책을 추가로 적발했다. 이들 총책 역시 필리핀 수용시설에 수감된 상태였으며, 국내 송환이 어려운 점을 오히려 악용해 해외 교도소를 마약 밀수의 '아지트'로 삼아 범행을 결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수본은 박씨가 필리핀에서 임시 인도된 상태인 점을 감안해,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우선 승인된 범죄 사실에 한정하여 기소했다. 아울러 수사팀이 새롭게 밝혀낸 필로폰 약 4.1kg 밀수 및 300g 밀수 예비 혐의에 대해서는 필리핀 정부에 추가 기소 동의를 요청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합수본은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A씨 등 추가 적발된 유통 총책들에 대해 법무부와 협력하여 송환 절차를 진행 중이다. 또 가상자산 전문 수사관과 금융정보분석원(FIU) 등의 역량을 동원해 박씨 일당의 마약 거래 대금 등 숨겨진 범죄수익을 추적하고 환수 절차를 밟고 있다.

AD

합수본 관계자는 "해외 수형으로 인해 국내 송환이 어렵다는 점을 오히려 범행 기회로 활용해 교도소 내에서 결탁한 실태를 확인했다"며 "해외 마약사범에 대한 송환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범죄를 척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