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에이비엘바이오 등 이달만 3곳
빅파마 블록버스터·비만약 쏠림에 경쟁 ↓
독점권 7년·심사 수수료 면제 등 혜택도
희귀약 시장 2032년 4090억달러 전망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희귀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잇따라 받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특허 절벽에 대응해 비만치료제 등 블록버스터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사이,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희귀약 영역에서 국산 파이프라인의 개발 보폭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기업 3곳이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유한양행 유한양행 close 증권정보 000100 KOSPI 현재가 95,100 전일대비 1,400 등락률 -1.45% 거래량 157,242 전일가 96,500 2026.04.22 15:20 기준 관련기사 유한양행-휴이노,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 '메모큐' 공급 삼천당이 꺾은 바이오株 투심…2분기에 살아날 수 있을까 [주末머니] '유한의학상' 대상에 김원 보라매병원 교수 이 고셔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YH35995'가 대표적이다. 고셔병은 특정 효소 결핍으로 체내 물질 대사 이상이 발생하는 리소좀 축적 질환으로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특히 제3형 고셔병은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는 형태로 해당 증상에 대해 승인된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크다. YH35995는 글루코실세라마이드(GL1) 생성을 억제하는 경구용 저분자 화합물로, 전임상 연구에서 혈액뇌장벽(BBB)을 통과해 뇌 내 GL1을 지속적으로 억제하는 특성을 보여 제3형 고셔병의 신경학적 증상 개선이 기대된다.

빅파마 '비만약 쏠림' 틈새 공략…국산 희귀약, FDA 지정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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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close 증권정보 298380 KOSDAQ 현재가 150,400 전일대비 5,500 등락률 -3.53% 거래량 716,704 전일가 155,900 2026.04.22 15:20 기준 관련기사 코스피, 사상 최고치로 마감…6400선 근접 코스피, 사상 최고가 경신…외인·기관이 끌었다 에이비엘바이오, ABL209 비임상 데이터 AACR 국제 학술지 게재 가 개발해 글로벌 파트너사 컴퍼스 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한 담도암 치료제 '토베시미그'도 지정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토베시미그는 신생혈관의 생성과 종양 내 혈관 형성에 관여하는 DLL4·VEGF-A 신호 전달 경로를 동시에 차단하는 이중항체다. 현재 담도암 2차 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3상이 진행 중이다. 이 신약이 상업화되면 에이비엘바이오는 마일스톤과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수취하게 된다. 2020년 설립된 바이오벤처 엑셀라몰은 PD-L1을 표적으로 하는 췌장암 치료 후보물질로 지정을 따냈다. 종양과 면역세포에 발현되는 PD-L1에 선택적으로 결합한 뒤 강력한 항암 활성 물질인 SN38을 방출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이다.


국내 기업이 희귀약 개발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FDA가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이 있다. 희귀의약품에 지정되면 임상시험 관련 세액공제·심사 수수료 면제 등 개발 인센티브가 부여되고, 허가 후 최대 7년간의 시장 독점권이 보장된다. 일반 신약 독점권(5년)과 달리 희귀약 독점권은 특허와 무관하게 동일 적응증 경쟁 약물의 승인 자체를 차단해 선점 효과가 크다.

빅파마가 다른 영역에 집중하는 흐름은 국내 기업에는 기회로 읽힌다. 업계에 따르면 2030년까지 블록버스터 약물의 특허가 순차적으로 만료되면서 다국적 제약사들은 약 3000억달러(약 440조 원) 규모의 매출 공백에 직면해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는 빅파마들이 특허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만치료제 등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눈을 돌리면서 희귀약 시장의 경쟁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상대적으로 시장이 작은 희귀약 영역은 선점 기업이 독주하기 쉬운 구조가 됐다는 설명이다.


FDA 희귀의약품 지정은 기술수출 협상에서도 강점이 된다. 지정을 받으려면 질환의 희귀성뿐 아니라 전임상 데이터·작용기전의 타당성·기존 치료제 대비 차별성을 입증해야 한다. 지정 자체가 일종의 품질 검증 역할을 해 기술수출 추진 시 글로벌 빅파마의 검토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시장 자체도 커지고 있다. 이밸류에이트가 최근 발표한 '2026 오펀드럭 보고서'에 따르면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은 2032년 전체 처방약 판매액의 2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2년 15%에서 6%포인트 오른 수치로, 시장 규모는 4090억달러(약 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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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신약 잠재력 입증과 함께 시장 독점권·자금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가 따라오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라며 "한국 바이오 경쟁력이 높아지는 추세를 고려하면 FDA 희귀의약품 지정 사례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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